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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동아에스티, '스티렌 리스크' 벗어나나

천승현 기자I 2015.11.04 03:00:00

3분기 전문약 매출 전년비 12%↑..2012년 이후 첫 상승세
실적부진 '스티렌' 의존도 낮추고 해외사업 등 집중 육성 효과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동아에스티가 오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간판 제품 ‘스티렌’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반등을 이끌어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아에스티(170900)의 지난 3분기 매출은 149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8% 늘었다.

주력 사업인 전문의약품의 회복세가 뚜렷했다. 동아에스티의 3분기 전문약 매출은 8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이 회사의 전문약 매출이 전년보다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2년 이후 전문약 실적 침체가 지속되면서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시 일괄 약가인하 이후 상당한 매출 공백이 발생한데다 2011년 말 불법 리베이트 사건을 겪은 이후 처방약 시장에서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다. 2012년 2분기 1172억원이었던 전문약 매출은 지난 2분기 785억원으로 3년새 33% 줄었다.

동아에스티 위염약 ‘스티렌’
간판 제품인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부진이 뼈아팠다. 동아에스티가 2002년 내놓은 천연물신약 ‘스티렌’은 누적 처방실적이 7000억원대로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다. 2009년 800억원대의 처방실적으로 국내 판매 처방의약품 중 매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2013년 종근당, 제일약품 등이 스티렌과 똑같은 쑥을 원료로 제조방법만 일부 바꾼 개량신약을 발매하고 빠른 속도로 스티렌의 시장을 잠식했다. 스티렌의 지난해 매출은 504억원으로 2011년 884억원보다 42.8% 추락했다. 스티렌의 내리막길은 동아에스티의 실적 부진을 가속화했다.

스티렌의 부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3분기 스티렌의 매출은 79억원으로 전년대비 23.3% 하락했다. 지난 7월 특허만료 이후 82개 업체가 복제약(제네릭)을 쏟아냈고 제네릭 등장과 함께 스티렌의 약가도 231원에서 162원으로 30% 인하됐다. 스티렌의 반등을 기대하기엔 쉽지 않은 여건이다.

동아에스티 입장에선 스티렌의 부진이 지속되는데도 전체 매출이 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스티렌의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간판 의약품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스티렌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스티렌과 동반 부진을 기록하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와 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등 자체개발 신약 제품들이 각각 전년동기보다 11.2%, 11.4%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전문약 매출에서 스티렌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1분기 19.5%에서 올해 3분기에는 9.3%로 떨어졌다.

분기별 동아에스티 전문약 매출 추이(단위: 억원)
분기별 스티렌 메출 추이(단위: 억원)
해외 사업도 힘을 보탰다. 동아에스티는 자양강장제 ‘박카스’의 수출을 담당하는데 지난 3분기 박카스 수출액은 1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8% 늘었다. 이 회사 매출 1위 제품도 스티렌에서 수출용 박카스로 바뀌었다.

최근 전문약 시장 공세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바이오벤처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한 관절염약 ‘아셀렉스’를 도입했고, 지난 9월에는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특허만료를 한 달 앞두고 제네릭을 발매하는 초강수를 뒀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최근 허가받은 당뇨신약 ‘슈가논’을 비롯해 폐암치료 개량신약 ‘메인타’ 등 다양한 신제품 발매를 통해 실적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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