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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中·유럽 덕에 랠리..S&P `5년래 최고`

이정훈 기자I 2013.01.11 06:10:20

3대지수 1% 미만씩 올라..S&P 1470선 상향돌파
금융-에너지주 강세주도..페이스북-노키아 상승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상승 랠리를 보였다. 중국의 수출지표 호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낙관적 전망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다시 5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80.71포인트, 0.60% 상승한 1만3471.22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5.95포인트, 0.51% 뛴 3121.76을 기록했다. 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1.10포인트, 0.76% 높은 1472.12를 기록하며, 지난 4일 기록한 5년래 최고치를 넘어섰다.

개장전 발표된 중국의 지난해 12월 수출지표가 전년동월대비 14% 이상 증가하며 시장 기대를 웃돈 것이 가장 큰 호재가 됐다.

ECB와 영란은행 모두 통화정책회의에서 별다른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점은 다소 실망감을 줬지만, 이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경제에 일부 안정 신호가 보이며 경제는 올 후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좋지 않게 2주일째 증가세를 보인 것은 다소 부담이 된 반면 도매재고는 호조를 보이며 지수에 버팀목이 됐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금융주와 에너지 관련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휴렛-패커드(HP)가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핀란드 휴대폰업체인 노키아는 4분기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11% 가까이 치솟았고, 포드자동차도 주당 10센트로 분기 배당을 두 배나 높인다고 발표한 뒤로 2.67%나 올랐다. 애플도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차이나모바일 회장을 만났다는 소식에 1.24% 상승했다.

쉐브론은 장 마감 이후 발표할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1%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랠리를 보이고 있는 페이스북도 이날 또다시 상승했다.

반면 귀금속류를 판매하는 소매업체인 티파니가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작년과 같은 수준의 동일점포매출에 머물렀다는 소식에 4.52% 하락세를 보였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모간스탠리가 투자의견을 강등한 탓에 1% 가까이 하락하고 말았다.

◇ 드라기 “유로존 일부 안정..후반기부터 차츰 회복”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일부 안정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고 올 후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는 올해까지 부진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제 전망은 아직도 하방 리스크가 우세한 편이며, 이는 각국 정부들이 시행하고 있는 경제 개혁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지정학적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몇몇 경제제표들은 낮은 수준에서 폭넓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금융시장 신뢰도 추가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유로존의 해외자금 유입도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재무제표 조정과 지속적인 불확실성이 경제활동에 압박요인이 되고 있지만, 경제는 올 후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 부족은 크게 개선됐고 그런 만큼 올해에는 유로존의 크레딧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유로존의 꼬리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도 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인플레는 올해 2%에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상승압력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며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전반적으로 균형돼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오늘 금리 동결은 만장일치였다”며 “최근 유로존 국채금리와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가산금리가 크게 낮아졌고 주식시장은 상승했다”며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도 강조했다.

◇ 美 실업수당 2주째 증가..고용회복 ‘정체’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주일 연속으로 늘어났다. 시장 예상치보다 더 늘어났고 추세적으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고용 회복에는 제한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4000건 증가한 37만1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6만5000건은 물론이고 전주의 36만7000건을 모두 웃돈 것이다. 다만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7만2000건에서 소폭 하향 조정됐다.

12월의 마지막주에는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따른 영향으로 크게 늘어났는데, 지난주에는 이보다 더 증가함에 따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재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6만5750건으로 2주일전의 35만9000건보다 늘어났다. 2주일 연속으로 증가한 것이다.

반면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은 건수는 310만9000건으로 전주의 323만6000건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323만건을 모두 밑돌았다. 이는 지난 2008년 7월 이후 무려 4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 S&P “유로존 올해 채무위기 벗어날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로존 17개 회원국이 올해 채무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프랑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S&P는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가 유로존이 채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유로존 회원국들이 공공채무를 구조적으로 안정화하고 대외 적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자국의 경제균형을 회복하는 데 성공해야만 해외 투자신뢰도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S&P는 “이 목표가 어려울 수 있지만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유로존의 향후 경제전망이 아직도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리스크는 아직까지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불러드 총재 “美경제, 올~내년 3%이상 성장”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까지 3% 이상의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전망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지속적인 통화완화정책과 줄어들고 있는 국내외 경제의 어려움, 낮아진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성장이 이처럼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그는 “전반적인 통화정책의 스탠스는 불과 6개월전에 비해 현재 더 경기 부양적으로 바뀐 상태”라며 “이는 자산매입 조치가 특정 시한 대신에 경제지표에 연동되는 상황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더이상 비관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언젠가는 우리의 정책이 목표로 하는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연준의 이같은 정책이 만병통치약이 될 순 없다”며 “FOMC가 중기 또는 장기 실업률을 끌어올릴 순 없다”고 지적했다.

◇ ‘예산통’ 제이콥 루, 차기 미 재무장관에 내정

이달말 사퇴하는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후임에 제이콥 루(잭 루) 현 백악관 비서실장이 공식 내정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집권 2기 경제팀을 이끌어갈 수장인 차기 재무장관에 루 비서실장을 기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는 절제돼 있는 인물인 동시에 정책에 있어서는 최고의 전문가”라고 설명했고 “나는 그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가이트너 장관도 “그를 대단히 존경한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루 실장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역임하는 등 의회와 정부내 예산통으로 꼽히는 인물로, 당장 다음달부터 예정된 16조4000억달러(약 1경7403조원)의 정부 채무한도 상한선을 높이는 협상 등을 위한 맞춤형 인사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2011년 채무한도 증액 협상 때 공화당 출신인 존 베이너 상원의장 등과 협상을 벌이면서 깐깐하고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공화당 의원들의 불만을 샀던 것이 당장 있을 상원 인준절차부터 향후 재정 협상에 다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이 루 내정자의 인준을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시장 내 경험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이를 메우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 출신 인사를 차관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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