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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신을 보기 위해서라면...' 대구는 온통 양준혁 열풍

이석무 기자I 2010.09.19 11:43:32
▲ 양준혁의 은퇴경기를 보기 위해 텐트까지 가져와 기다리고 있는 대구 야구팬들. 사진=삼성 구단
[대구=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대구는 온통 '양신' 양준혁(삼성)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으로 가득 차있다.

삼성 구단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양준혁의 마지막 경기를 보기위해 수많은 야구팬들은 야구장으로 몰려들었다. 심지어 표를 일찍 구하기 위해 전날 오전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렸을 정도였다.

또 새벽에 경기장을 찾은 몇몇 팬들은 돗자리를 펴고 잠을 청하는가 하면 일부 팬들은 간이 책상을 펴놓고 공부를 하기도 했다. 버너와 냄비까지 가져와 음식을 조리해먹는 팬들도 있었다.

경기 당일 아침이 되면서 줄은 더욱 길어졌다. 야구장 주변을 넘어 인근도로까지 점령했을 정도다. 양준혁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물론 그들 중 상당수는 양준혁의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 양준혁의 은퇴경기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는 대구 야구팬들. 사진=삼성 구단
사실 팬들 입장에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현실적으로 구장규모가 팬들의 열정을 담기에 너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구장은 공식적인 수용규모가 1만석이다. 이미 예매분은 지난 12일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25분만에 매진됐다. 나머지 현장 판매분 3000장을 사기 위해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상당수는 되돌아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 팬은 "대구구장이 훨씬 컸더라면 이처럼 팬들이 길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낡고 좁은 대구구장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워낙 양준혁 은퇴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팬들이 줄 사이로 끼어들자 뒤쪽에 있던 팬들이 큰소리로 항의하면서 잠시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삼성 구단과 구장 관리소 측은 안전요원을 곳곳에 배치해 혹시나 있을 불상사를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양준혁은 이날 열리는 SK와의 은퇴경기에 3번타자로 선발출장할 예정이다. 또한 1루수, 우익수, 좌익수 등 양준혁이 경험했던 수비 포지션에 고루 기용될 전망이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양준혁의 은퇴식은 구단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답게 가장 화려하고 감동적인 이벤트로 연출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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