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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이야기]뇌졸중 재발 막으려면... 금연만 해도 재발률 낮아져

이순용 기자I 2020.08.22 00:03:14

허성혁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허성혁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뇌졸중의 급성기 치료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인터넷을 찾아보면 뇌졸중 예방과 급성기 치료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다. 하지만, 뇌졸중 재발 방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편이다. 급성기가 지난 뇌졸중 환자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는 재발 방지다.

허성혁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뇌졸중 환자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뇌경색 환자들은 대개 6개월 정도 지나면 많이 회복돼 한번 뇌경색을 앓았더라도 전혀 신체장애 없이 지내는 환자들이 3분의 1 이상 되고, 상당수 환자들은 기존에 다니던 직장복귀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 국내에서 매년 10만 명 이상의 뇌졸중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고 인구고령화와 함께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 중 재발 환자들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개월에 걸친 재활치료 끝에 겨우 일상으로 복귀한 환자들에게 뇌졸중 재발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이 받는 충격은 상당하다. 외래 진료를 하다보면 재발을 두려워하는 분들도 계시고, 실제로 재발 이후 환자나 간병하는 배우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보게 되는데 사실 한번 뇌졸중이 생겼더라도 재발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한뇌졸중학회 연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의 평균 5~6%가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에 재발을 하고, 그 다음해부터는 매년 2~3% 정도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뇌졸중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뇌졸중 재발은 환자의 혈관상태나, 위험인자, 나이, 발생기전 등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적절한 항혈전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환자 본인이 가진 위험인자, 특히 대표적인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방세동 등의 관리가 중요하다.

항혈전제와 위험인자에 사용하는 약제들의 효과는 복약 순응도(정해진 시간에 약을 복용하는 정도)가 매우 중요해서 100% 잘 챙겨먹는 환자들과 깜박하고 지나치는 환자들의 재발률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외래에 방문한 환자가 “저녁약은 거의 못 먹었어요”라며 남은 약 봉지를 내밀거나, 예약보다 몇 달이나 늦게 온 환자가 “남은 약이 많아서 그거 먹고 왔어요”라고 하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또 2~3년 재발없이 거의 회복되어 지내다가 이젠 괜찮다며 자의적으로 약을 중단했다가 몇 년이 지나 응급실에서 환자와 의사로 조우하게 되면 마음이 참 씁쓸하다.

마지막으로 혹시 아직까지 담배를 피우는 뇌졸중 환자가 있다면 무조건 끊기 바란다. 아무리 약을 잘 챙겨먹고 건강관리를 한다고 해도 흡연을 지속할 경우 뇌졸중 재발률은 그렇지 않은 환자의 2배 정도 된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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