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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문빠랑 같이 가야하는 이재명의 사정도 이해한다"

박지혜 기자I 2020.05.31 00:09:3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동병상련을 느낀다며 ‘재심 운동’을 응원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판한 뒤 “오해가 있을까 봐 한 마디”라며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지난 30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며 “저는 이재명 지사의 거버너(governor)로서의 능력은 높이 평가하고, 그에게 유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정치인으로서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랑 같이 가야 하는 그의 사정도 이해한다”고 적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지사는 한 전 총리가 재심 기회를 얻으면 좋겠다며 “검찰 개혁과 한 전 총리의 재심 운동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의 증언 조작 의혹 관련 “유죄로 의심할 강력한 증거였던 법정 증언을 당시 수사검사가 위증 교사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한 전 총리의 재심 청구 언급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도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이 지사 이러한 입장은 한 전 총리 불법정치자금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증인으로 출석했던 최모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대법원 확정 판결을 앞둔 이 지사는 자신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을 거론하며 검찰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촛불혁명 후에도 증거 조작과 은폐로 1천370만 도민이 압도적 지지로 선출한 도지사의 정치생명을 끊으려고 한 그들”이라며 “천신만고 끝에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의 화려한 언론 플레이로 선고 전에 이미 저는 상종 못 할 파렴치한이 됐고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던 고통과 국민의 오해는 지금도 계속 중”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억울하기 짝이 없을 기소와 재판에 고통받으며 추징금 때문에 수십만 원의 강연료조차 압류당해 구차한 삶을 강제 당하는 한 전 총리님에게 짙은 동병상련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일부 정치·부패 검찰의 범죄조작, 난도질로 파렴치한 만들기, 무죄라도 고생 좀 해봐라 식의 검찰권 남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도둑을 방치하는 경비가 도둑보다 더 나쁘지만, 무고한 사람을 도둑으로 만드는 건 도둑방치보다 더한 악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거 조작으로 없는 죄를 만드는 건 중세의 고문과 마녀사냥만큼이나 큰 죄악”이라며 “일부 검찰의 선별 수사와 불법 기소가 없도록 검찰의 직권남용을 막으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공판중심주의로 법관이 선입견 없이 사건을 심리할 수 있도록 검찰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도 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도지사님, 잘못 아셨다”며 “그때 도지사님의 정치 생명을 끊으려고 한 것은 검찰이 아니라 문빠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도지사님 잡겠다고 ‘혜경궁 김씨’ 운운하며 신문에 광고까지 낸 것도 문빠들이었고, ‘난방열사’ 김부선을 내세워 의사 앞에서 내밀한 부위 검증까지 받게 한 것도 공지영을 비롯한 문빠들이었다”면서 “대체 검찰이 도지사님 정치생명 끊어서 얻을 이득이 뭐가 있나. 검찰은 그냥 경선에서 도지사님을 제치는 데에 이해가 걸려있던 친문(친 문재인) 핵심 전해철 씨에게 고발장을 받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지사님을 기소 안 했으면 문빠들이 검찰을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갑자기 도지사님의 정치생명을 끊으려 했던 그 사람들은 놔두고 엉뚱하게 검찰 트집을 잡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이 분(이 지사), 재심이 불가능하다는 거 빤히 알면서 왜 이러는 걸까”라며 “이번 수는 너무 심오해서 제가 그 뜻을 헤아리기 힘들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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