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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조부 "손녀 잘못 키운 죄..백배사죄하고 싶은 심정"

이재은 기자I 2023.06.02 00:02:25

“유족들에게 백배사죄하고 싶다”
평소 사회적 유대관계 없고 무직
아르바이트 앱에서 피해자와 연락
고등학생 교복 입고 피해자 집 방문
흉기로 피해자 살해 후 시신훼손·유기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고등학생 자녀의 과외 교사를 구한다’는 거짓 정보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씨의 할아버지가 손녀를 잘못 키웠다며 “유족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20대 여성 A씨가 지난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연합뉴스)
정씨의 할아버지는 1일 MBC에 “내가 손녀를 잘못 키운 죄로 유족들한테 백배사죄하고 싶고.. 내 심정이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음 달 10일에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다. (정씨는) 독서실, 도서관 이런 데 공부하는 과정에 있었다”며 “이런 걸 내가 상상도 안 했던 일이 벌어져서...”라고 덧붙였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정씨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이후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날 경찰 조사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폐쇄적인 성격인 정씨는 평소 사회적 유대 관계가 전혀 없었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무직 상태로 지내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

정씨는 지난 26일 오후 5시 3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A(20대)씨의 집에서 흉기로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 29일 구속됐다.

정씨는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학부모 회원으로 과외 아르바이트 앱에 가입한 뒤 A씨에게 과외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교복을 입은 채 A씨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고 훼손한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범행은 혈흔이 묻은 여행용 가방을 숲속에 버리는 것을 수상히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하루 뒤인 27일 오전 6시께 정씨를 긴급체포한 뒤 A씨의 나머지 시신을 A씨 거주지에서 발견했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 정씨는 범행 전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범죄수사 전문 프로그램’ 등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평소 방송 등을 통해 범죄 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고 지역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을 빌려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죽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했다”며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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