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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한점 한줌 한톨' 고택서 우주로…김덕용 '결-창덕궁'

오현주 기자I 2022.05.30 03:30:00

2022년 작
좀더 정교해진 나무와 자개의 조우로
고택 창밖·벽장이야기들, 우주로 확장
기법보단 철학의 심화가 가져온 변화
생명 순환·영속 말할 때 됐단 뜻인 듯

김덕용 ‘결-창덕궁’(사진=소울아트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달인가, 북극성인가. 그것이 뭐든 우주의 ‘핵’일 거다. 그 중심을 감싸듯 빙빙 둘러싸며 돌고 있는 빛의 아우라. 신비로운 저 우주쇼 아래에는 어둠에 묻힌 궁이 잠자고 있다. ·

작가 김덕용(61)은 이 심오한 풍경에 ‘결-창덕궁’(2022)이란 타이틀이 붙었다. 작가의 작업이 정점에 올랐다. 작가는 긴 시간, 나무와 자개로 오래된 풍경을 꺼내는 일을 해왔다. 세월을 켜켜이 품은 곰삭은 나무결 위에 자개를 상감기법으로 채우기도, 나전칠기기법으로 붙이기도 했더랬다. 그렇게 고택의 창 밖으로 바라본 바다나 어머니가 머물던 집안, 또 그 벽장 안 이불이야기에 머물던 시선이 이젠 밖으로, 아예 우주로 뻗쳤다.

좀더 정교해진 나무와 자개의 조우로, 더욱 깊어진 바다, 더욱 심오해진 밤하늘, 더욱 고즈넉한 달항아리를 꺼내놨는데, 이젠 생명의 순환·영속을 말할 때가 됐다는 뜻인가. 설사 형체가 변했다 해도 작가 작업의 본질은 그대로다. 기법보단 철학의 심화가 가져온 그 변화는 작가의 이 한 줄에서 읽어낼 수 있다. “태초 우리는 우주의 한점이련가. 한줌의 형체는 하나의 점이 돼 심현의 공간에 한톨의 씨앗과 진주로 뿌려져 새로운 생명으로 움튼다.”

3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소울아트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씨앗-자개’(Seed-Mother of Pearl)에서 볼 수 있다. 24점을 걸었다. 나무에 혼합재료(자개). 180×240㎝. 소울아트스페이스 제공.

김덕용 ‘차경-오션 랩소디’(2022), 나무에 혼합재료(자개), 130×160㎝(사진=소울아트스페이스)
김덕용 ‘현-씨앗’(玄-Seed·2022), 나무에 혼합재료(자개), 195×180㎝(사진=소울아트스페이스)
김덕용 ‘책거리 2-오션 랩소디’(2022), 나무에 혼합재료(자개). 70×70㎝(사진=소울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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