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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산도 약점은 있다. 선발과 마무리가 강하지만 그 중간 고리는 약하다. 선발과 필승조를 뺀 평균 자책점은 5점을 넘긴다. 결코 강하다고 할 수 없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 바로 타력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가진 기량을 끌어내는 타선 덕에 몇 안되는 약점까지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두산 타격의 위력은 세부 기록들을 살펴보면 가공할 수준임을 알게 된다. 단순히 팀 타율이 높고 홈런을 많이 쳐서가 아니다. 상황에 딱 맞는 타격을 필요할 때 보여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우선 이닝을 가리지 않는다. 팀 별로 집중력이 특별히 좋거나 나쁜 이닝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두산은 그런 부분이 없다. 1회부터 9회까지 모든 이닝에서 3할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 타자들은 점수차와 상관 없이 늘 자기 배팅을 한다. 크게 이기고 있거나 지고 어도 다르지 않다. 그러다보면 크게 뒤진 경기서 역전승을 하는 경우가 나온다. 이후 바람을 탈 수 있다. 이닝 별 타율이 좋다는 건 두산이 가진 숨은 힘을 뜻한다”고 말했다.
선두 타자 타율도 1위다. 이닝의 선두 타자가 나와 안타 치고 나갈 확률이 높으면 당연히 점수 낼 기회도 많아진다. 7회 이후 2점차 이내 타율도 3할을 훌쩍 넘으며 1위다. 경기 막판 접전 상황에서도 가장 강한 팀이 두산이라는 뜻이다. 혹 불펜 난조로 경기가 뒤집혀도 다시 뒤집을 수 있는 힘을 지닌 것이 두산 타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