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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가 열린다]②"터미네이터 현실화?...똑똑한 서비스 우리 곁으로"

김현아 기자I 2016.03.07 02:10:50
[이데일리 김현아 김유성 기자] 인공지능시대가 만개하면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인간도 기계도 아닌 초월적인 존재가 탄생할까.

적어도 인간이 통제불가능한 기계인간 까지는 아니다. 인공지능 컴퓨터는 스스로 학습능력을 가졌다고 하지만 기본 설계는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는 기능 중심으로 분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초보 수준이지만 AI 를 활용한 기술들을 속속 선보이고있다.KT가 사물인터넷 허브로 ‘오토’를 시연했고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미 음성검색, 쇼핑 상품 카테고리 자동 분류 등에 적용하고 있다

다만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선진국보다 2년정도 뒤쳐져있는 실정이다. 한국이 이들 선진국을 따라잡고 독보적인 수준까지 올라설려면 무엇보다 전문가 확보와 AI 알고리즘 보다는 지능을 고도화하는 기술개발에 집중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일상의 한 부분으로 들어온 AI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인공지능 서비스를 엿볼 수 있다.

KT와 삼성전자가 개발한 지능형 홈 허브(로봇)인 ‘오토’ 사진=KT제공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2016에서 시연된 ‘오토(OTTO). 로봇형태의 홈 사물인터넷(IoT)허브인데, 여기에는 KT(030200)의 개방형 IoT 플랫폼인 IoTMakers에 영상인식 원천기술 업체 기술, 삼성전자(005930)의 음성인식 기술 및 IoT플랫폼인 ARTIK이 들어가 있다.

오토는 시판되지 않았지만, 주부가 “오븐을 400도로 예열해줘”라고 말하면 IoT 센서가 장착된 오븐을 켠 뒤 “오븐을 예열했습니다”라고 답한다.

아이와 책을 읽다가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얼마지?”라고 물으면 오토는 “약 38만 4400km 입니다”라고 대답한다.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봐야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SK텔레콤(017670)에서는 애플의 시리나 구글의 나우 같은 인공지능 개인화 플랫폼 ‘에고 메이트(EGGO Mate)’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달 휴대폰 요금은 얼마인가요?”라고 물으면 대답해주고, 내 상황을 스스로 알아 스마트폰의 화면을 구성해 준다. 스마트폰에 손으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주변 기기의 각종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일상 패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20여 가지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에고메이트’에는 종합기술원 차원에서 2012년부터 개발해온 ‘인텔리전스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이 2015년 9월 16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개최한 ‘인공지능 시대의 기술 진화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개발자 포럼 모습이다. 포럼 장 외부에 전시된 아트센터 나비의 감성로봇 ‘H.E.ART BOT(Handcraft Electronics Art Bot)’이다. 예술가들의 감성과 상상력이 담겨 있는 개인창작로봇인 ‘H.E.ART BOT’은 최신 기술이 집약된 산업용 로봇들과는 달리 세상과 우리를 연결해 줄 미래의 소통 도구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같은 인터넷 기업들도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라는 선행기술 조직을 통해 개발한 기술을 이미 음성검색, N드라이브 사진 테마 검색, 쇼핑 상품 카테고리 자동 분류 등에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로보틱스, 전기차, 스마트홈, 딥러닝(컴퓨터가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등에 집중투자하는 ‘Project BLUE’를 진행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하드웨어(HW)와 SW 융합을 통해 연결된 플랫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딥러닝에 기계번역을 포함해 새롭게 ‘Neural MT(Neural Machine Translation)’을 개발했는데, 아시아 번역품질평가대회(WAT2015)에서 한국어-일본어 번역기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면서 “번역 학습 단계가 간단해고, 번역 결과 품질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해외의 경우 더 다양하게 AI가 현실이 되고있다. IBM이 미국의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보나베띠’와 공동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요리사 ‘ 셰프 왓슨’을 운용하고있다.‘ 셰프 왓슨’ 홈 페이지에 접속해 소비자의 음식재료와 취향을 입력하면 다양한 조리법을 알려준다. 이밖에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연예를 코치해주는 서비스까지 일상화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지보. MIT 연구진이 개발한 것으로 가족에게 메시지 전달, 사진 촬영, 리마인딩, 이야기 구연, 이야기 듣기, 화상 전화 등 6가지 기능을 갖췄다. 탁상거울처럼 생긴 키 28㎝, 무게 2.8㎏ 정도로 와이파이로 연결돼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말과 움직임, 얼굴 표정에 반응한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 참가한 이상철 부회장(현 고문)이 현지에서 가족의 얼굴을 인식해 사진을 찍어주고 이메일을 읽어주는 지보의 모습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선진국과 2년 격차…빅데이터, SW 생태계 복원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이 외국보다 빠른 것은 아니다.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2014년 ICT 기술수준조사보고서’에 따르면 AI 관련 최고 기술 보유국은 미국이다.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75% 수준으로 2년의 격차가 있다.

가상 비서 서비스는 국내 ICT 기업들이 개발 단계라면 애플이나 구글 등은 이미 상용화를 시작한 상황이고, 무인카 개발 역시 마찬가지다.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말까지 선진국 소비자의 약 66.7%가 매일 가상비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의 가상비서 서비스(출처: 미래부)
미래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SW 분야가 취약해 지능정보기술(인공지능)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네이버나 현대차 등 내노라 할 기업들도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자칫 우리기업들이 해외 기업들의 하청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과 관련된 SW로직 자체는 구글 등이 공개해서 갖다 쓰면 된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알고리즘 자체보다는 데이터를 넣어 지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전문가가 중요한데 인공지능 선진국인 미국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공부하거나 일하고 있는 한국인을 영입하는 게 급선무”라고 부연했다.

▲인공지능 관련 우리 정부의 육성 계획(출처: 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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