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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의 재발견⑧]'참 착한 월세' 옆집보다 80%싼 매입 임대

김성훈 기자I 2016.02.29 05:00:00
△지난해 11월 SH공사가 민간이 지은 원룸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한 서울 강서구 염창동 매임 임대주택(원룸)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이모(여·28)씨는 고단했던 취업 준비생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말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월급 210만원에 세금을 제하면 170만원을 받는다. 본가인 경기도 양주시에서의 출퇴근 길이 녹록지 않던 이씨는 근처 월셋집을 알아봤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금액(보증금 1000만원·월세 45만~50만원)에 이내 생각을 접었다. 이씨는 “월급의 적지 않은 부분을 월세로 낸다는 게 부담스럽다”며 “취업이란 관문을 넘어서니 보금자리 마련이 또 다른 장애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보금자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변 월세 시세의 20~30% 가격에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매입 임대주택이 주목 받고 있다. 매입 임대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공사 등 공공기관이 민간이 지은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사들여 저소득층에게 저렴한 비용에 빌려주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최고 장점은 시세의 20~30% 수준인 월 임대료다. 지난해 11월 SH공사가 공급한 매입 임대주택 310가구의 평균 임대보증금은 1672만원에 임대료는 9만 3000원이다. 예컨대 서울 지하철 9호선 염창역에서 도보 2분 거리인 전용면적 16.97㎡짜리 원룸(염창동 263-11번지)은 보증금 1662만원에 월세는 9만 3000원이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전용 15.11㎡짜리 원룸(신림동 254-100) 시세는 보증금 782만원에 월세는 4만 3000원으로 주변 시세(보증금 500만~1000만원·월세 15~23만원) 대비 19~28% 선이다.

서울시는 올해 매입형 임대주택 15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청년 맞춤형(200가구) △저소득 맞벌이 가구·노인(250가구) △소득 50% 이하 취약계층(200가구) △대학생 대상 ‘희망하우징’(150가구) △재건축 이주 수요 주택(300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낡은 고시원과 여관, 빈 사무실 등을 쉐어하우스나 원룸형 주택으로 고친 ‘리모델링형 사회주택’도 공급에 나선다. LH도 노후주택 1000가구 매입을 시작으로 ‘매입 리모델링 임대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복지시설·대중교통시설 등과 인접한 노후 단독·다가구 주택을 1인용 소형주택으로 리모델링해 공급하기로 했다.

매입 임대주택은 적은 임대료에 최장 20년간 보장되는 주거기간이 장점이지만 경쟁이 치열해 청약 조건을 잘 살펴야 한다. 지난해 SH가 공급한 매입형 임대 일반공급 1순위 대상자는 서울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2인 이하 무주택 구성원으로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의 50% 이하(236만 7300원)였다. 2순위도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331만 4220원)로 제한된다.

매입형 임대는 기존 매물을 얼만큼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SH공사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민간 원룸을 얼마나 매도하냐가 공급 확대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1일부터, LH공사는 19일부터 다가구·다세대 주택 소유주를 대상으로 매도 신청을 받고 있다. 이미 완공된 주택은 물론, 착공 전 상태인 ‘건축 예정 주택’도 매입 대상이다. LH 관계자는 “노후주택 매입부터 리모델링(재건축), 입주까지 신속히 추진해 1~2인 취약가구의 주거안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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