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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건강 365] 이른 더위에 아이 식욕저하가 심해진다면

이순용 기자I 2023.06.11 07:22:30

함소아한의원 장성희 원장

[함소아한의원 장성희 원장]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잘 먹지 않고 식욕부진이 심한 아이들이 있다. 식욕부진이 심하면 다양한 영양소 섭취가 힘들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고, 심하면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6월부터는 찬 음식 섭취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데 소화기나 장이 약한 아이들은 잦은 복통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식욕부진의 원인을 크게 비위허약으로 인한 체질성, 위장열로 인한 편식성, 잦은 감기로 인한 비폐기능 허약 등으로 보고 치료를 하게 된다.

우선, 체질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한 아이들은 전반적인 식사량이 적은 편이며, 저체중인 경우가 많다. 영양가 있는 식사를 잘 챙겨 먹으면 키는 평균 이상으로 따라가
함소아한의원 장성희 원장
지만, 먹는 양이 너무 적으면 성장부진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타고난 몸의 기운이 약한 편이어서 활동이 조금만 늘어나도 체력이 쉽게 떨어진다. 이러한 아이들에게는 약한 비위기능을 보하는 약재를 사용하여 한약을 처방하게 된다. 소화기능이 약하면 약의 효과도 더딘 편이기 때문에 다른 체질에 비해 한약을 더 길게 복용하거나, 자주 복용하기도 한다.

편식성 식욕부진은 위장에 열이 쌓여 단맛, 짠맛 등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게 되는 경우다. 예를 들면 밥을 잘 먹지 않고 음식을 뱉어 내는 반면, 멸치나 콩자반과 같이 간이 센 반찬을 좋아한다. 대체로 밥보다 간식을, 물보다 음료를, 야채보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섭취 칼로리가 높아지면 몸에 열이 쌓이기 쉬워 더위를 많이 타게 되고, 염증성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위장열이 심해지면 소화가 잘 안된 음식이 위장에 쌓이는 상태인 식적(만성식체증훈군)이 생길 수 있는데, 식적이 생기면 입냄새, 대변냄새가 심해지기도 한다. 변비도 생길 수 있는데, 복부에 불편감이 생겨 밤에 잠을 깊게 못 이루는 야제가 생기거나 뒤척임이 심해지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이를 위해 위장의 열을 풀어주고 식욕을 개선할 한약 처방을 한다.

마지막으로, 잦은 감기로 인해 항생제 등 감기약을 장기간 복용하여 설사, 장염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경우다.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도 중요하지만, 심하지 않다면 아이의 면역력으로 스스로 낫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감기 증상은 최대 10일을 넘지 않으나, 낫기 전에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서 증상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폐렴, 축농증, 중이염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면 2주 이상 지속된다. 만약 1달 이상 지속되는 것처럼 보인다면, 재감염 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돌볼 필요가 있다. 한방에서는 호흡기 면역력과 장의 기운을 보강할 한약으로 면역력과 소화기 증상을 함께 돌본다. 비위기능은 덥고, 습한 기운에 약해지기 때문에 장마철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더 힘들어한다. 식욕저하와 다한, 밤에 잠을 보채는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여름을 대비한 식욕부진 치료와 다한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식욕저하가 있는 아이들은 평소 음식 관리가 중요하다. 밥을 잘 먹지 않으니 우유나 빵, 국수, 과자 등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밥을 먹지 않고 기다리면 입맛에 맞는 맛있는 음식을 주기 때문에 더 먹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따라서 간식은 최대한 줄이고, 밥을 먹는 습관이 어느 정도 만들어진 이후에 간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먹는 양이 너무 적어 간식이 필요할 때는 계란이나 과일 위주로 먹도록 한다. 또한 좋아하는 음식을 주더라도 간식이 아닌 선호하는 반찬을 구성하여 하루 3끼를 먹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야채 섭취가 적은 아이라면 야채를 잘 먹는 것을 칭찬해 주어 야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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