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자'…다시 덩치 불리는 외국인

김인경 기자I 2023.01.26 00:01:01

외국인, 코스피 시총 비중 31.81%…10개월래 최고치
9거래일 연속 사들이며 지수도 '2428.57' 껑충
원·달러 1230원선 흐름 속 '베이비스텝' 기대 꿈틀
여전한 실적 우려 속 가격 부담도…'리스크 관리해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외국인이 돌아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렸던 외국인이 연초부터 속속들이 귀환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국내 증시를 사들이며 코스피 지수를 2420선까지 견인했다. 전체 시가총액 내 외국인의 몫도 31.81%까지 확대하며 지난해 3월 수준까지 올라섰다.

다만 외국인의 ‘바이코리아’(Buy Korea)가 꿈틀대고 있는 가운데서도 상장사들의 실적 눈높이는 여전히 낮아지고 있다. 이에 증시 가격 부담도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 외국인 시총 비율 32% 턱 끝까지 상승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31포인트(1.39%) 오른 2428.57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코스피가 2420선을 넘어선 것은 작년 12월 2일(종가기준, 2434.33)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상승세를 이끈 것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이날도 외국인은 7686억원을 사들이며 9일째(1월 11~25일)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번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는 지난해 9월 29일~10월19일(13거래일) 이후 최장기간이다. 9거래일간 사들인 규모는 3조2163억원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은 이 기간 포스코케미칼(003670)(886억원)과 SK하이닉스(000660)(810억원) LG생활건강(051900)(46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465억원) CJ제일제당(097950)(404억원)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코스피의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3969억원으로 여전히 전년 1월(11조2726억원)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개인들의 증시 외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외국인의 ‘사자’만 폭발하다 보니 코스피 시가총액 내 외국인의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에 견준 외국인의 보유 비율은 31.81%로 2022년 3월 23일(31.87%)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초만 해도 코스피 내 외국인이 차지한 시총 비율은 32~33%를 유지했지만 3월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불거졌고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기조가 확대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급등하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국인들은 위험자산인 코스피 시장을 떠나기 시작한 바 있다.

외국인은 사들이지만…어닝쇼크 속 비싸지는 코스피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230원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가 커진 만큼,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현상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달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만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 뉴욕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 매수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주가는 이미 비싸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9배까지 오르며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에 오른 상태다. 그런데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삼성증권과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4.0% 적은 37조7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마저도 최근 한 달 사이 16.3% 쪼그라든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될 땐 32조~33조원 수준까지 눈을 낮춰야 한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게다가 올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역시 206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4.6% 줄어든 수치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최근 한 달 사이 4.9% 낮아졌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로 외국인의 거래비중이 고점 부근까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펀더멘탈의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고 외국인 수급을 기대할 수도 없다”라고 우려했다. 결국 실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주가상승은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기대감을 검증받는 구간에서 추가적인 주가 상향은 어렵다”면서 “여기에 상황에서 실적 전망까지 낮아진다면 코스피 대응전략은 일단 리스크 관리 강화가 맞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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