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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일주일새 3번째 방역현장 지휘.. "DMZ 멧돼지 사살"

이진철 기자I 2019.06.09 01:37:22

아프리카돼지열병 민통선지역 차단방역 현장 점검
北돼지열병 남하 차단.. DMZ 멧돼지 사살 유엔사와 협의
"최고수준 방역에 최선.. 돼지고기 마음 편히 드시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말인 8일 강원도 철원읍 관전리 소이산 삼거리 인근 민통선 내 육군 5사단 부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추진상황을 보고받은 후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북한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야생 멧돼지 사살에 나서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8일 북한 접경지역인 강원 철원군에 있는 양돈농장과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DMZ 안에서의 사격은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해서 교전 수칙상 자제시켰는데, 군사분계선 남쪽 2㎞ 밑쪽으로 멧돼지가 넘어오는 게 분명해 보일 경우엔 사살할 수 있도록 유엔사(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해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최근 중국, 베트남 등에 이어 북한에서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고 수준의 방역태세를 지시한 바 있다. 지난 1일 한강하구 접경지역인 강화도, 5일 경기 양주·파주에 이어 일주일새 3번째로 DMZ가 있는 강원 철원군 소재의 양돈농장과 민통선 지역에서 방역현장을 직접 지휘했다.

이날 민통선지역에 위치한 역곡천 인근지역에서 신상균 육군 3사단장이 “민통선 지역 멧돼지 개체 수 통제를 위해 엽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보고하자, 이 총리는 “멧돼지는 번식력이 높아서 많이 줄어도 금방 복원이 된다”면서 “개체 수가 최소화돼도 상관없으니 제대로 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DMZ 일대 야생 멧돼지 사살이 즉각 가능하도록 국방부가 유엔사와 협의한 것을 소개했다.

이 총리는 지난 1일 강화도 현장 방문에서도 야생 멧돼지가 육지와 강, 바다를 하루 최대 15㎞ 이상을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멧돼지 차단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이번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차제에 양돈을 포함한 축산자체가 크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성공적으로 막아야 되지만 모든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해지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북한 발병 정보의 한계에 대한 우려감도 나타냈다. 그는 “북한 양돈이 우리로서 두려운 것은 파악이 잘 안 된다는 것”이라며 “아주 소규모로, 옛날 시골에서 집집마다 키우던 돼지처럼 하고 있어 파악이 안 된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신고한 자강도 건은 국영 양돈장”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양돈농장에서 야생 멧돼지 차단 울타리와 소독시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옮기는 것은 돼지의 침이나 대소변, 먹다 남은 사료로 공기전염이 아니다”라며 “접촉을 통해 전염되니 방역 기본수칙만 지키면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농가·축협·지자체·군이 협력하는 방역체제가 갖춰졌다”면서 “방역은 양돈 농가·축협·지자체·군·공항·항만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은 불안해하지 마시고, 돼지고기도 마음 편히 드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료약과 백신이 없어 폐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고, 발병하면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하다. 중국에서는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해 전체 돼지의 20%가 살처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야생 멧돼지나 음식물 쓰레기, 각종 육가공품 등을 통해 전파되고, 사람은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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