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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e음악] 알고 보면 더 재미난 음반 제목들

김상화 기자I 2007.11.27 10:29:19
▲ 피터 가브리엘의 1-4집 음반은 모두 같은 제목('Peter Gabriel')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데일리 SPN 김상화기자] 아직까지 국내에선 '누구누구 3집'식으로 음반 제목을 붙이는 예가 흔하지만 외국의 경우, 다양한 단어 또는 문장 등을 사용하여 음반의 제목으로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하지만, 알고 보면 재밌는 음반 제목에 얽힌 이야기.

◇ '자신의 이름=데뷔작'... 하지만 예외도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다. 누구나 잘 아는 톱스타인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마돈나의 1집 음반 제목은 각각 'Whitney Houston', 'Mariah Carey', 'Madonna'이다.

때론 뮤지션 또는 그룹의 확고한 음악적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데뷔작이 아님에도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명 기타리스트 조 새트리아니의 7집 'Joe Satriani', 제네시스의 15집 'Genesis'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제네시스 출신의 보컬리스트 피터 가브리엘이 내놓은 음반들의 제목은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난다. 그의 1~4집은 모두 'Peter Gabriel'이라는 같은 제목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혼란 때문에 비평가들은 음반 커버의 이미지를 본떠 '멜팅 페이스'(Melting Face), '시큐리티(Security)' 등의 부제를 붙여 명명하고 있다. 이후 공개된 3장의 정규 음반 '소'(So, 1986년), '어쓰'(Us, 1992년), '업'(Up, 2002년)은 알파벳 2자로만 구성해 이러한 혼란에서 탈피(?)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히트곡 '키스 프롬 어 로즈'(Kiss From A Rose)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뮤지션 씰(Seal)에게서도 볼 수 있다.(그의 1집과 2집의 제목은 그냥 'Seal'로 표기)

◇ 제목인가? 암호인가?

미국 록 음악의 자존심, 밴 헤일런(Van Halen)의 중기 작품들의 제목은 마치 암호처럼 구성된 대표적인 예다.

1986년 새로운 보컬리스트 새미 해거를 영입하여 공개한 '5150'은 미국 경찰의 통신번호를 사용하여 화제를 모았으며, 2년 뒤인 1988년엔 'Oh, you ate one too'라는 문장을 유사한 발음의 알파벳과 숫자로 대신한 '오유 에잇 원 투'(OU812)라는 제목의 음반을 발매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1991년에 공개한 '포 언로우풀 카널 노울리지'(For Unlawful Carnal Knowlege)는 음반 제목의 축약어가 욕설로 사용되는 F**K라는 이유로 미국 내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조금 다른 예이지만 힙합을 가미한 유머러스한 스래시 메탈 음악으로 주목을 받았던 앤스랙스(Anthrax)가 발표한 노래 'N.F.B. (Dallabnikufesin)'는 'Nice F**kin Ballad'의 철자를 역순으로 나열, 제목으로 사용해 미국 학부모 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 A로 시작해서 A로 끝나는 제목들로 구성된 아시아의 음반들



◇ 우리에겐 나름의 공식이 있다

1980년 초반,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계의 베테랑 뮤지션들이 모여 결성한 슈퍼그룹 아시아(Asia). 이들의 음반 제목에는 한 가지 공식이 적용된다. 바로 A로 시작해서 A로 끝을 맺는다는 것.

데뷔작 '아시아'(Asia)'를 필두로 '알파'(Alpha), '아스트라'(Astra), '아쿠아'(Aqua).... 심지어 이들의 히트곡 모음집 제목은 '앤솔로지아'(Anthologia)이다.

◇ 이건 장난인가?

짐 모리슨의 강렬한 카리스마로 기억되는 록밴드 도어즈(The Doors)의 대표곡 중 하나인 '웨이팅 포 더 선'(Waiting For The Sun). 정작 이들이 공개한 동명의 3집 음반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이 곡을 들으려면 1970년에 발매된 음반 '모리슨 호텔'(Morrison Hotel)을 찾아야 한다.

장난에 관한한 패러디의 황제 위어드 알 얀코빅(Weird Al Yankovic)을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클 잭슨, 너바나, 마돈나 등의 대표곡들을 특유의 유머러스한 가사로 재구성하여 웃음을 자아낸 그이기에 음반 제목 역시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알라팔루자'(Alapalooza, 1993년)는 당시 성황리에 거행된 얼터너티브 록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에서 차용한 그의 대표작이다.

◇ 어떤 것이 진짜 제목이지?

비틀즈의 명작 '더 비틀즈'(The Beatles, 1968년)는 원래의 제목 대신 '화이트 앨범'(White Album)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음반 발표 당시, 하얀색 바탕에 그냥 `The Beatles'라고만 찍어 발매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레드 제플린 4집'으로 부르는 작품(1971년)은 사실 제목이 없다. 알파벳 문자 대신 밴드 멤버들이 정한 특수한 기호만 그림과 함께 음반에 사용된 탓에 제목이 없다는 뜻의 '언타이틀드'(Untitled)로 부르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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