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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는 베를린 올림픽이 열리기 4년 전 올림픽이 열렸던 장소다. 이 때도 조선 청년들이 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남겼다. 김은배, 권태하 선수는 일본 국적으로 출전해 6위와 9위에 올랐다.
다만 이들이 일본 선수들의 페이스메이커를 거부한 덕에 손 옹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3위 남승룡 옹은 경기 출전까지 남모를 박해를 받아야 했다.
예정에 없던 2차 선발전까지 치르고 올림픽에 나선 손 옹은 2시간 29분 19초라는 당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얻어냈다. 남 옹도 3위로 결승선을 지나 나란히 포디움 위에 섰다. 손 옹은 금메달 기념으로 받은 묘목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다. 남 옹은 1위를 한 손 옹의 묘목이 그렇게 부러웠다고 한다. 일장기를 가릴 수 있어서.
여담으로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였던 손 옹은 당시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를 만났다. 비공식적으로 손 옹은 히틀러를 만난 유일한 한국인으로 기록돼 있다.
손 옹은 LA올림픽 폐회식에 공식 초정을 받았다.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8명 중에 한 명이었다. 1936년 베를린에서 호명됐던 `기테이 손`(손 옹의 일본식 이름)이 아니라 `손기정`이라는 이름으로 10만 관중에게 소개됐다. 손 옹이 “이것으로 비로소 나의 길고 긴 싸움은 끝났다”고 회상했을 만큼 감격적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