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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이준호 'KBS 커플상'→'MBC 연기대상' 라이벌로…승자 누굴까

김보영 기자I 2021.12.30 06:00:00

MBC, 올 하반기 금토극 신설로 재도약
'검은태양'·'옷소매' 잇단 흥행…대상 후보 유력
남궁민·이준호 '김과장' 호흡…KBS 베스트커플상 수상
운명 공동체→경쟁 상대로 재회…승자 누구될까

(왼쪽부터) ‘검은 태양’ 남궁민, ‘옷소매 붉은 끝동’ 이준호. (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2021 MBC 연기대상’이 오늘(30일) 연말 지상파 3사 연기대상 시상식의 첫 포문을 연다. MBC 연기대상은 한동안 드라마들의 전반적인 시청률 부진, 화제성 저조로 인해 KBS, SBS 등 다른 지상파 방송사 연기대상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창사 60주년을 기념해 올해 처음 신설한 금토극들이 잇달아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인기를 얻으면서 대상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2017 KBS 연기대상’에서 ‘김과장’으로 함께 호흡해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했던 남궁민과 이준호가 4년 만에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 라이벌로 만나 눈길을 끈다. 올해 MBC가 처음 선보인 금토극 ‘검은 태양’과 ‘옷소매 붉은 끝동’의 주인공으로 각각 활약한 두 사람 중 누가 대상의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MBC 드라마 금토극 신설로 재도약

‘2021 MBC 연기대상’은 30일 오후 8시 40분부터 방송인 김성주의 진행으로 열린다. 올해는 고전을 겪어왔던 MBC 드라마가 ‘금토극’을 발판으로 재도약한 한 해였다. 최근 2~3년간 MBC 드라마는 케이블, 종편 드라마의 약진,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콘텐츠의 급부상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방영된 드라마 대부분이 1~3%대의 낮은 시청률에 시달린 데다 10%를 넘긴 히트작을 하나도 배출하지 못해 ‘폐지론’까지 대두된 상황이었다. 이는 다른 OTT, 방송사들에 비해 부족한 제작비 예산도 한몫했다. MBC는 위기를 극복하고자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드라마 편수를 줄이는 대신 작품성 및 실험정신이 높은 다양성 드라마들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다. 통상적인 미니시리즈가 취하는 16부작 대신 8부작, 6부작, 3부작 등 드라마의 회차 길이에도 변화를 추구했다. 지상파 OTT 플랫폼인 웨이브와 힘을 합쳐 ‘SF8’를 내놓는가 하면 ‘십시일반’, ‘미쓰리는 알고 있다’ 등 다양한 형식과 장르의 드라마들을 방송했지만 호응은 미미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부진은 계속됐다. ‘오! 주인님’ ‘목표가 생겼다’를 비롯해 문소리, 정재영 등 충무로의 대표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미치지 않고서야’까지 시청자 호평에 비해 높지 않은 시청률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그러다 하반기 처음 신설한 ‘금토극’의 등장 덕에 MBC의 위상은 바뀌기 시작했다. 금토극 선두 주자로 첫발을 뗀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검은 태양’과 후속작인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이 잇달아 높은 시청률을 견인하며 주목받은 것이다. 두 드라마는 5%대 달성도 어려웠던 MBC 드라마에 처음 두 자릿수 시청률을 안겨줬다. 방송 시청률은 물론 OTT에서도 화제를 모으면서 두 드라마의 주인공인 남궁민과 이준호가 올해 MBC 연기대상의 강력한 대상 후보로 떠오른다.

남궁민 액션 빛 발한 ‘검은 태양’

지난 9월 방영한 ‘검은 태양’은 2018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수상한 박석호 작가의 극본을 12부작 미니시리즈로 확장한 작품이다. MBC가 웨이브와 의기투합, 이례적으로 150억 원 이상의 높은 제작비를 투입해 3년 이상 공들여 제작해 내놓은 회심작이다. 여기에 KBS2 ‘김과장’ SBS ‘스토브리그’, tvN ‘낮과 밤’ 등 흥행이 쉽지 않은 장르물들을 잇달아 성공시킨 남궁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미 지난해 ‘스토브리그’로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남궁민은 초반 주목을 받기 어려운 신인 작가가 집필한 작품을 흥행작으로 끌어올리는 연기자로 유명하다. 또 대본을 고르는 안목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검은 태양’은 주인공 한지혁(남궁민 분)을 중심으로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했다. 특히 그간 베일에 가려 흔히 소재로 활용되기 어려운 ‘국가정보원’을 배경 삼아 국정원 조직 내부 구성원의 갈등과 이해 관계, 국가의 대의에 의해 희생된 요원들의 트라우마와 내적 갈등을 섬세히 조명했다. 극의 완성도를 위해 과감히 19세 미만 관람가를 내걸었지만,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9.8%까지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웨이브 등 OTT, 주요 IPTV 채널에서도 정주행 신드롬을 일으켰다.

업계에선 국정원 요원에 완벽하게 몰입하고자 체중을 증량하고 수개월 간 신체단련까지 병행하며 연기력을 쏟아부은 남궁민의 액션 및 감정 연기 덕이 특히 컸다는 평가다.

지난 ‘2017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김과장’으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남궁민, 이준호. (사진=KBS 연기대상 방송화면)
‘옷소매’로 여심 낚은 이준호

올 하반기 최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보여준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에 실리는 힘도 만만찮다. MBC 드라마가 10%의 시청률을 넘긴 건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이 3년 만에 처음이다. ‘옷소매’는 과거 MBC 사극 ‘이산’에서도 소재로 쓴 정조 이산과 궁녀 성덕임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이미 인기를 끈 동명 원작 소설의 작품성이 탄탄한 데다 철저한 고증,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연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덕분에 최근 최고 시청률 14.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경신, 최종회를 2회 앞두고 15%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시간에 체중을 감량하는 끊임없는 자기 관리, 대본 연습으로 이준호가 기존 드라마에서 보여준 정조와 또 다른 매력의 ‘이산’을 구현한 게 인기 상승의 비결이란 반응이다. 성덕임 역의 여주인공 이세영과의 풋풋한 케미스트리도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준호는 이세영과의 애틋한 로맨스 연기로 ‘오! 주인님’ 이민기-나나, ‘뫼비우스 : 검은 태양’ 정문성-박하선, ‘미치지 않고서야’ 정재영-문소리와 함께 베스트커플상 후보에도 올랐다.

남궁민과 이준호의 특별한 인연역시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KBS2 드라마 ‘김과장’에서 김성룡(남궁민 분), 서율(이준호 분)로 각각 분해 차진 티키타카 케미를 보여줬다. 밉상과 브로맨스를 오가는 찰떡 호흡에 남남 커플인데도 이례적으로 그 해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바 있다.

4년 만에 운명공동체에서 라이벌로 시상식에 재회한 남궁민과 이준호 중 대상 트로피를 가져갈 주인공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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