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發 패닉장…채권 투자 고려할만"

김윤지 기자I 2021.12.03 01:30:00

한수일 NH아문디운용 채권운용부문장(CIO) 인터뷰
“내년 국고3년 예상은 1.80~1.95%”
“장단기 금리차 점진적 축소 전망”

사진=NH아문디자산운용 제공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올해 연초 1% 미만이었던 국고채 3년물이 현재 1.8%대 수준으로 올라왔다. 기준 금리도 올해 두 차례 인상됐다. 변동성이 컸던 올해는 채권 운용역들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내년은 달라질 것이다. 금리 수준이 높아지겠지만 움직이는 폭은 올해보다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높은 금리 수준을 충분히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장(CIO)은 지난 1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국내 채권 시장을 이처럼 내다봤다. 25년 동안 운용 사이드에서 시장을 지켜본 베테랑 ‘채권맨’인 한 CIO는 내년 금리 수준에 대해 “장단기 금리차는 점차적으로 축소될 것”이라면서 예상 밴드로 국고3년물 1.80~1.95%, 국고10년물 2.20~2.40% 정도를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0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해 ‘제로(0) 금리’ 시대를 벗어났다. 한 CIO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총 4번(내년 1분기에 1회, 하반기 1회 인상 전망), 즉 1.50% 수준에서 내년 중 마무리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은 지나친 통화완화의 정상화의 의미가 가장 크며,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금리대로 복귀가 가장 자연스럽다”면서 “성장률은 금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와 우리나라 산업활동동향의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추세를 따라가며 둔화 국면에 진입해 코로나19 이전 기준금리 레벨 이상의 긴축이 필요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선제적인 움직임을 선반영해 시장금리는 가파르게 치솟았고,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 순매도도 역대급으로 이어졌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이미 중반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과매도된 3년 선물을 중심으로 되돌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10년 선물은 미국의 테이퍼링(매입 자산 축소)과 시장 지표에 따라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고돼 전세계를 공포로 밀어넣은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따른 여파에 대해선 높아진 접종률 등으로 인해 과거 보다는 조정의 폭이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 등을 종합해 다시 한번 통화정책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테이퍼링 가속화를 반복한 파월의 발언을 뜯어보면, 내년 1 분기 테이퍼링을 끝내고 빠르면 내년 6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한 CIO의 전망이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은 단기물, 테이퍼링은 장기물에 영향을 줘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고 볼 수 있지만 테이퍼링 가속화는 곧 앞당겨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해석한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통화 긴축 사이클은 명목상 시차가 있겠으나 전반적인 큰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버슈팅이란 의견도 나오지만 높아진 금리 수준은 결과적으로 내년 채권 투자에 있어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짚었다.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시장금리가 지금보다 높아지더라도 내려갈 공간이 더 많다는 것이다. 즉, 지금 투자하면 현재 높아진 수준의 금리를 챙길 수 있고, 향후 금리가 하락할시 채권 가격이 높아져 자본 이익(capital gain)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둔화된 경기 모멘텀으로 주식 기대 수익률이 올해 보다 낮아져, 자산 배분 측면에서 채권의 장점이 돋보인다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 또한 예적금과 비교해 단기 회사채 펀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고, 10년 이상 만기의 장기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는 높아진 금리 수준으로 연금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연말이 되면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어 내년 가을까지는 장기채 금리가 2%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CIO는 힘겨운 한해였지만 ‘1년 농사’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예를 들어 NH아문디 대표 채권 공모펀드인 ‘NH-Amundi하나로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ClassC’는 1일 에프앤가이드 기준 연초 이후 0.64%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일한 유형에 속하는 국내 단기채 펀드는 0.57% 수익률로, 이를 상회한다. 한 CIO는 매일 이뤄지는 ‘모닝 미팅’ 등 강력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구성원의 협동 작업 결과라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