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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인생] 이지민 "몸이 먼저 반응한 음악이 트로트"

김은구 기자I 2013.09.25 08:00:00
이지민(사진=윈원엔터)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제가 왜 트로트를 선택하게 됐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요. 이유는 별 게 없더라고요. 발라드와 댄스곡도 불러봤지만 제가 좋아서 즐겁게 부르는 노래가 트로트였을 뿐이에요.”

신예 이지민은 트로트 가수다. 올해 25세. 빠른 데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이 늦은 것도 아니다. 굳이 아이돌 그룹 멤버가 되는 것에 미련을 갖지 않더라도 발라드 등 또래들이 즐겨 부르는 장르를 선택할 수도 있었을 터다. 그러나 이지민이 지난 8월 말 발표한 데뷔곡 ‘붕붕붕’은 트로트다.

이지민은 “어려서 할머니 손에 자랐다. 그래서였는지 언젠가부터 트로트가 나와 맞는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트로트를 결정하기까지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 때부터 유명 가수 출신 프로듀서가 차린 기획사에서 가수 준비했다. 또 다른 기획사에서는 사기도 맞아 봤다.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서 고등학생 때는 댄스 스포츠로 진로를 바꾸기도 했다. 다리를 다쳐 좌절에 빠질 무렵 마치 가수의 길이 운명인 것처럼 과거 인연이 있었던 작곡가에게서 연락이 왔다. 가수의 꿈을 다시 꾸며 중부대학교 실용음악학과에 입학했다.

트로트로 결정한 것은 그 시점이었다. 몸이 반응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CD 제조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가정환경이 어려워졌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악착같이 대학에 다니며 가수의 꿈을 이어갔다. 학교 공연, 청취자가 노래를 부르는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자신을 어필했다.

‘붕붕붕’ 발매 후 지난 8월31일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지상파 TV 무대에 섰다. 시장의 반응이 빠르게 오고 있다는 것은 그 동안 이지민의 노력, 트로트라는 장르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아직 가수라는 실감은 안 나는데 제가 방송에 출연한 다음날, 늘 바쁘셔서 명절에나 모이는 친척들이 모두 모이셨더라고요. ‘데뷔를 하긴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부산 사나이로 무뚝뚝하신 아버지와 전화통화도 자주 하게 됐고요.”

트로트 가수가 가는 길은 좁고 길다는 이야기가 있다. 등용문도 넓지 않고 입지를 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데뷔를 했지만 이지민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은 더 험난할 수도 있다. 이지민은 “어려서부터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견뎌왔기 때문에 이미 단련은 돼 있다. 못견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노래가 없이는 사람들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해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노래를 듣죠. 그 노래들이 제 노래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아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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