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정이 과하긴 하지만 통쾌하다는 평이다. 소재를 어떻게 잡았나
▲김대성: 개그맨 되기 전 마트 등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일하다 별 아주머니를 다 만났다. 문제집 사가서 풀고는 전에 샀던 거라고 다시 바꿔달라고 하고. 황당했다. 개그맨 되고 나서 아이디어를 찾다 이 소재를 개그로 활용하고 싶었다. 코믹함을 살리기 위해 강남에 사는 부자 모녀로 설정을 잡았다. 사모님들 보면 고급스러운 개도 끌고 다니잖나. 그래서 개인형을 소품으로 활용했다.
|
▲정태호: 처음에는 사실 브라우니가 마음에 안 들었다. 콜리 종을 연상케하는 고급스러운 개인형을 찾았는데 못 구해 할 수 없이 썼다. 그런데 코너 검사받을 때 제작진 반응이 은근히 좋더라. 진짜 개를 데려올 수 없으니 인형을 써 살아 있는 생물처럼 반전의 재미를 주려 했다. 다 인형인 줄 알지만, 막상 “고기 먹어” 하고 반응 없으면 “으이구, 브라우니 채식주의”라고 받으면 재밌잖나. 지금은 무대에 서면 방청객 시선이 브라우니한테만 간다. 방송 후 모니터를 해봐도 트위터에 ‘브라우니 정말 재미있다’ ‘브라우니 좋다’는 얘기뿐이다.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 지금 브라우니 인형 동났다고 하더라.(웃음)
-브라우니와 ‘정여사’란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송병철: 개 이름은 우연하게 나왔다. 처음에는 불어로 지을 생각이었다. 방송 잘 들어보면 정여사가 무대에 등장할 때 샹송이 나온다. 격을 높여주기 위해 불어 이름을 고민했으나 마땅 한 게 없더라. 입에 잘 붙지도 않고. 그래서 브라우니로 가기로 했다. 코너명은 ‘여사의 품격’ ‘청담동 여사님’ 등을 고민했다. 그러다 단순하면서도 임팩트있는 ‘정여사’로 의견을 모았다.
|
▲정태호: 김대성이 여장에 신경을 많이 쓴다. 점점 예뻐지려고 한다. 화장도 짙어진다. 눈썹도 일일이 다 그린다. 가발도 소품실에 있는 걸 쓰지 않고 따로 자기걸 사왔다. 옷도 마찬가지다. ‘개그콘서트’ 여자 작가랑 예쁜 옷 찾는 게 취미다. 분장하는 데 한 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잘 보면 ‘정여사’ 모녀 스타일이 다르다. 난(정여사)지조있는 인상을 주기 위해 검은색 의상을 주로 입는다. 중세에 썼을 법한 챙이 큰 모자를 즐겨 쓴다. 반면 대성(정여사 딸)이는 분홍색 톤 의상을 주로 입는다. 발랄하고 통통 튀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개그콘서트’에서 여장하면 박성호 아닌가
▲정태호: 안 그래도 김재욱 선배가 자꾸 저작권을 주장한다. 김 선배가 “뽀로롱” 하며 제니퍼 역을 했잖나. 여성스럽게 “하이”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지 내가 자기 따라 했다고 우긴다. 그러다 언니로 나가면 안 되겠니 하더라.(웃음)
-여장으로 인해 생긴 황당한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김대성: 아무래도 화장실 갈 때다. 여장을 하고 남자 화장실을 들어갈 때가 있다. 녹화 앞두고 여장 지우고 갈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화장실에서 서서 볼일을 보면 다들 들어오자마자 “앗”하며 놀라 다시 나간다. 여자 화장실인 줄 알고.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소변 볼 때 포즈가 ‘진상’이다. 나와 정태호 형 둘 다 팬티스타킹을 신는다. 뒤에서 보면 ‘더럽다’는 말이 절로 나올거다.(웃음)
|
▲송병철: 나도 웃기고 싶은 욕심은 있다.(웃음) 그래서 분장도 해보고 별거 다해봤는데 반응이 세게 오지 않더라. 개그는 팀워크다. 누가 웃기기 위해서는 꼭 받쳐줘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사실 바람 잡아주는 게 더 어렵다. 일종의 사회자 역할이랄까. 여기서 내 길을 찾았다. 물론 언젠가는 좀 더 개성 있는 내 길을 만들고 싶다.
-상황이 반복된다. 금세 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김대성: 개그 확장을 계속 고민 중이다. 지금은 물건 교환 수준이지만 이제는 여러 장소를 찾아갈 생각도 하고 있다. 비행기 안에서 “자리 바꿔줘”를 할 수 있고.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