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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이후 첫 韓영토·민간인 공격…전쟁 가까웠던 연평도 포격전[그해 오늘]

김영환 기자I 2022.11.23 00:03:00

北, 우리군 훈련 핑계 삼아 민간인 지역에까지 포탄 도발
해병 전사자 2명, 민간인 사망자 2명 등 피해 입혀
남북 관계 급랭…한미 대규모 해상 훈련 서해서 진행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여느 때와 다름 없었던 2010년 11월23일. 오후 2시34분이 되면서 대한민국령 서해 5도 중 한 곳인 연평도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선전포고도 없이 북한군이 쏘아 올린 포탄이 연평도 전역에 낙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에 정전 협정 이후 크고 작은 분쟁이 있었지만 연평도 포격전은 가장 전쟁의 가능성이 컸던 날 중 하나다. 1950년 6·25전쟁 이래 한국 영토에 대한 첫 번째 공격이었고, 심지어 민간 거주구역에도 타격을 입힌 명백한 범죄였다. 이 사건으로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북한의 도발에 우리 군도 즉각 응수했다. 한국군은 오후 2시47분 북한군 기지를 향해 50발의 대응 사격에 나섰다. 북한이 다시 사격을 재개하자 우리 군도 보복 사격에 나서면서 연평도 일대는 전쟁터가 됐다. 교전 중지가 이뤄진 오후 3시41분까지 북한군 170여발, 우리군 80여발의 포탄이 오갔다.

우리 군은 서해 5도 지역에 최고 수준의 국지도발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첫 번째 포격이 일어난 지 4분만에 한국 공군의 KF-16 2대가 출격했다. 추가로 KF-16 2대와 F-15K 4대 등 8대 전투기가 연평도로 몰려들었다. 북한도 MiG-23과 경비정을 출격시켰다.

확전의 가능성을 둔 출격이었다. 실제로 당시 전투기들은 북한이 포탄 도발을 넘어 미사일 발사 징후가 보일 경우 정밀타격 임무를 갖고 있었다. 일촉측발의 상황에서 북한의 사격이 멈추면서 양 측의 충돌 공중전과 해상전까지는 비화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우리 군은 해병대원 전사자 2명, 군인 부상자 16명과 함께, 민간인 사망자 2명, 민간인 부상자 3명 등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평도의 각종 시설 및 가옥도 파괴됐다. 북한 측의 피해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우리 군 전사자는 서정우 병장과, 문광욱 이병이었다. 전역을 한 달 앞뒀던 서 병장은 휴가로 섬을 떠나려던 상태였으나 포격에 부대 복귀를 하다 2차 포격에 사망했다. 자대 배치를 받은 지 불과 12일이 된 문 이병 역시 작전 수행 중 포탄 파편에 전사했다. 두 사람은 사후 하사, 일병으로 각각 추서됐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 때 해병대 K9 자주포가 포화를 뚫고 나오고 있다. 훈련 홍보 촬영을 하던 정훈장교가 포탄이 떨어진 실제 상황 당시를 찍은 사진이다.(사진=해병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의도된 도발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반면 북한은 우리군의 훈련에 대한 자위적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전조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20분 북한은 군 통신선을 통해 우리 군의 사격 훈련 시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내왔다.

우리 정부는 당시 공중 공격과 포격이 포함된 보복 공격을 계획한 것이 훗날 드러났다. 미국이 보복 타격을 막았는데 한미 연합군이 사상 최대 규모로 서해에서 훈련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미 해군 USS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이 서해에 들어와 4일간 훈련이 지속됐다.

이후로도 우리 군은 여러 차례 인근 해상에서 작전을 전개했다. 북한도 해안포를 전진시키는 등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포탄 발사 등의 직접적 대응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이나 6자 회담 등도 제안하는 황당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 정부는 이에는 선을 그었다.

이후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됐지만 중국의 반대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았다. 연평도 포격전을 전쟁범죄로 묻기 위한 시도도 있었으나 국제형사재판소(ICC)는 고의적 민간인 공격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전쟁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0년 당시에는 공식 명칭을 ‘연평도 포격 도발’로 규정했지만 ‘도발’의 주체가 북한이고 우리 군의 대응이 포함되지 않은 용어여서 명칭 변경 논의가 이어졌다. 결국 2021년 3월 국방부는 공식 명칭을 ‘연평도 포격전’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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