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 중인 점주 A씨는 지난 12일 유튜브 ‘네고왕’ 세븐일레븐 편을 시청한 후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세븐일레븐의 보수적인 이미지가 방송에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파격적인 프로모션이나 적극적인 소통도 찾기 어려웠다. 댓글 반응도 부정 일색이다.
실망한 A씨는 세븐일레븐이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최근 ‘한국 세븐일레븐 가맹점주’ 커뮤니티에 후기를 남겼다. 일선에서 고객을 만나는 점주의 입장에서 회사에 직언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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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장 반응에 뒤처지는 본사 △문제 제기에 대한 개선 의지 부족 △신선하지 않은 행사 내용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 등을 세븐일레븐의 문제로 꼽았다.
A씨는 “영상을 보면 삼각김밥에 토핑이 적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앞으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약 등이 나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젊은 세대가 싫어하는 꼰대문화와 소통 안되는 분위기가 영상에 그대로 비쳤다”며 “문제를 제기해도 검토를 하지 않고 자사 제품을 찬양하기 바쁜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세븐일레븐만의 차별점을 부각할 수 있는 마케팅을 진행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븐일레븐이 자체상품(PB)에 대한 홍보, 신선식품(FF)에 대한 개선과 행사,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의 기능 소개와 파격적인 혜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 업계에서 GS25나 CU에 가는 이유를 대는 사람은 많다”며 “세븐일레븐에서만 파는 상품에 대한 홍보와 행사가 이뤄졌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살 수 있는 라스트오더나 세븐일레븐 앱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다고 했다. 라스트오더는 삼각김밥, 도시락 등 식품을 폐기처분하기 전에 싸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앱이다. 세븐일레븐은 작년 2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A씨는 “라스트오더는 점포와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 시키는 기능이지만 홍보 부족으로 아직 사용률이 저조하다”면서 “이런 기능을 소개하고, GS25의 ‘나만의 냉장고’ 같은 편의기능을 도입하는 등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븐일레븐은 2000년 초반에 업계 최초 1000개 점포를 돌파하며 업계를 선도했다. 하지만 GS25와 CU의 추격에 현재는 점포 수와 매출액 기준으로 3위를 기록 중이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에도 쫓기는 입장이다.
세븐일레븐은 코로나19에 신선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생활 플랫폼 편의점인 푸드드림 매장을 늘리는 등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친환경 사회공헌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네고왕’ 방송에 대한 점주 및 소비자들의 요구와 요청사항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본사차원에서도 다양한 개선책이나 새로운 시도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드드림, 라스트오더 등 가맹점의 수익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미래형 플랫폼과 차별화 서비스를 선봬 점주님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