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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충격 마무리?…"실적추이 따라 롱숏"

이은정 기자I 2021.05.06 00:30:00

공매도 재개 이틀째에 코스피·코스닥 엿새만 반등
공매도 거래대금 전일比 22%↓·시총상위주 상승
"초기 롱-숏 포지션 설정 이뤄지고 영향 점차 축소"
"실적컨센 오르면서 순이익 대비 저평가 종목 봐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공매도 부분재개 이틀째인 4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상승 전환했다. 엿새 만의 반등이다. 거래 첫날 외국인을 중심으로 ‘롱-숏’(매수-매도) 포지션 설정이 대거 이뤄지면서 낙폭을 키웠지만 둘째날에는 공매도 거래대금이 전일 대비 22%가량 줄면서 예상보다 공매도 타격이 일찍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를 위한 대주 선택의 폭의 넓어진 만큼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롱-숏’ 전략에 나설 기회라는 조언도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국내 증시, 공매도 재개 이틀째에 반등…거래대금 22%↓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4일 전 거래일 대비 20.17포인트(0.64%) 오른 3147.37, 코스닥 지수는 5.39포인트(0.56%) 오른 967.20에 상승 마감했다. 모두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코스닥150 주가지수는 각각 0.76%, 0.91% 오르며 코스피·코스닥 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8612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전일(1조1000억원)보다는 21.7%가량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6907억원, 코스닥시장 1705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외국인의 비중은 전체 85%, 각 시장에서 모두 80%를 넘어서며 공매도를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의 공매도 거래가 36% 증가했고,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의 공매도 거래가 55억원(3.2%)으로 소폭 늘어난 모습이었다.

증권가는 이날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탄 데 대해 글로벌 주요 증시가 양호했던 것과 함께 공매도 재개 초반 롱-숏 포지션 설정이 대거 몰린 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기간에 헷지 수단이 선물매도에 국한돼, 전일 출회된 공매도 물량 중 일부는 헷지 전환 물량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규 롱-숏 포지션 설정이 공매도 재개 초기 집중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공매도 재개 2일차에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올랐다. 코로나19 수혜주로 크게 오르면서 공매도 타깃이 됐던 제약·바이오주들도 다시 상승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은 3~4%대 상승, 에이치엘비(028300), 알테오젠(196170), 제넥신(095700)도 올랐다. 전날 하락했던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등 코스피 배터리들도 상승 전환했다.

다만 제약·바이오주는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 기준 1위에 랭크됐다. 셀트리온(068270)은 611억원, 씨젠(096530)은 239억원 규모의 공매도 매물이 나왔다. 삼성카드(029780)(55.9%), 다원시스(068240)(43.8%), 오뚜기(007310)(43.2%)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비중이 높았던 점도 두드러졌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건수도 이틀차에 급감했다. 공매도 재개 첫날 291억원 규모가 공매도되며 주가가 12%대 급락한 신풍제약(019170)을 비롯해 보령제약(003850), 두산퓨얼셀(336260), 녹십자랩셀(144510), 레고켐바이오(141080), 제넥신(095700) 등 22개가 지정됐다. 4일에는 차바이오텍(085660), 주성엔지니어링(036930) 등 2건에 그쳤다.

(자료=한국거래소)
“공매도 영향 단기적…실적 방향성·PER 따라 롱숏 취해야”

증권가는 다음주 옵션만기일(13일) 전까지는 롱-숏이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포지션이 어느 정도 구축되면서 공매도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특히 공매도 충격이 더 컸던 코스닥 시장에서도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내에는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 추세도 공매도 영향을 단기간에 축소할 요소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이에 맞춰 개별 종목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을 중심으로 매매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개인대주제도로 개인 투자자도 주식을 빌려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좋고 저평가됐으면서도 성장성이 높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롱(매수)하고 실적 전망이 어둡고 고평가된 종목을 숏(매도)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기업들의 연간 실적이 상향조정되는 가운데 펀더멘털과 유동성 측면의 호재 움직임이 공매도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달 금리가 올라가는 국면에서 절대적 PER이 낮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2분기 실적 방향을 기본적으로 보면서 당기순이익보다 저평가된 종목들을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진한 종목은 거르거나 공매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게 여의치 않다면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재개는 결국 수급 이슈로 이후 주가 흐름은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며 “어닝서프라이즈가 흔해졌기 때문에 안 좋은 종목을 거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150 중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월 말 대비 증가한 곳(추정기관수 3곳 이상)은 아프리카TV(067160)(컨센서스 14.4% 증가), 실리콘웍스(108320)(13.7%), AP시스템(265520)(10.5%), JYP(10.2%), 유진테크(084370)(7.8%), 네오팜(092730)(7.7%), 이녹스첨단소재(272290)(3.5%), 웹젠(069080)(3.0%), 서울반도체(046890)(2.9%), 클리오(237880)(2.9%) 등이다.

같은 기간 2분기 컨센서스가 감소한 곳은 케이엠더블유(032500)(-79.8%), 와이솔(122990)(-37.6%), RFHIC(218410)(-35.4%), 파트론(091700)(-25.2%), 엘앤에프(066970)(-24.2%),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21.9%), CJ ENM(035760)(-18.4%), 테스(095610)(-13.4%), 펄어비스(263750)(-12.9%), 에코프로비엠(247540)(-12.0%), 원익머트리얼즈(104830)(-11.8%)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등 중소형주는 공매도 금지기간 중 현물 가격 고평가 폭이 컸고 헬스케어 등 고멀티플 종목 비중이 높아 대형주 대비 상대수익률 약화될 가능성은 있다”며 “공매도 대상 종목 대차잔고가 증가 추세지만 롱숏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 성격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점은 우호적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업틱 룰 강화에 따라 공매도 거래가 대규모 지수 하락 촉매가 될 가능성도 과거에 비해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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