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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데뷔전 점수는 30점"…박효원이 웃지 못한 이유

임정우 기자I 2018.11.27 06:00:00
박효원.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유러피언투어 데뷔전 30점 이상은 못 줄 것 같다.”

박효원(31)이 유러피언투어 홍콩오픈에서 5언더파 275타 공동 20위로 데뷔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쉽게 톱10을 놓쳤지만, 대회 둘째 날 8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단독 2위로 올라서는 등 가능성도 확인했다. 하지만, 박효원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 차 있었다. 박효원은 26일 이데일리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1, 2라운드에는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지만 3, 4라운드에는 어이없는 실수도 많이 하고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했다”며 “데뷔전 점수를 100점 만점에 30점 이상 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원이 공동 20위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적어내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작은 실수 탓에 선두권 도약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 장면이 너무 많다”고 털어놓은 뒤 “3라운드 18번홀을 비롯해 몇몇 상황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실수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신인이지만 KPGA 코리안투어에서 11년 동안 활약한 만큼, 이 정도 성적에 만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실수를 자양분 삼아 다음 경기에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생각한다.”라며 다짐했다.

박효원은 3라운드 경기 중 18번홀에서 티샷이 크게 벗어나며 위기를 맞았다. 결국, 박효원은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고 더블 보기를 적어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추가로 2벌타를 더 부여받았다. 박효원이 벌타를 받은 이유는 바뀐 것은 살아 있는 식물을 제거했다는 이유다. 골프 규정에 따르면 해저드가 아닌 지역에서는 낙엽,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등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는 제거할 수 있지만 살아 있는 식물을 제거하면 2벌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박효원의 3라운드 18번홀 스코어는 더블 보기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바꿨고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는 “공 주변에 낙엽 등을 치우다가 살아 있는 나뭇가지인 것 같아서 옮기지 않았는데 경기가 끝나고 비디오 판독을 거친 뒤 벌타를 받았다”며 “앞으로는 더 조심해서 경기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박효원은 데뷔전부터 목표를 크게 잡았다. 처음 나서는 낯선 무대에서 컷 통과만 해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박효원은 “KPGA 코리안투어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는 올해 상금랭킹 5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자신감도 넘쳤다. 그는 “유럽의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경기를 하다 보면 실력이 쌓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싸우기 전부터 먼저 겁먹으면 안 된다. 최고의 선수들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로 더 열심히 해서 시즌 마지막에는 유러피언투어 선수들이 다크호스로 꼽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데뷔전을 끝낸 박효원은 29일부터 아프리카 모리셔스 포시즌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 오픈에 출전해 두 번째 시험무대를 치른다. 그다음 남아공으로 이동해 남아공 오픈에 출전한다. 박효원은 “모리셔스와 남아공 대회에는 80점 이상의 경기를 하고 싶다”며 “비행시간이 긴 만큼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2018년에 마지막으로 치르는 대회인 만큼 두 대회 모두 톱10 안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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