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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BIFF]③`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들`

최은영 기자I 2011.10.05 07:17:08

프로그래머 추천작 7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올해 영화제에는 모두 70개국 30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그중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만 89편이다. 열흘도 안되는 시간 동안 이 많은 영화를 챙겨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준비했다.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올해 부산에서 놓치면 후회할 영화들.  
▲ 영화 `하비비`
◇ `하비비`(아시아 영화의 창)

수피파의 우화 `마주눈 라일라`에 바탕을 둔 `하비비`는 중동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인 요르단 강 서안지구 웨스트 뱅크에 거주하던 학생 커플 퀘이즈와 라일라의 금지된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2001년 웨스트 뱅크 지역은 이스라엘에 의해 봉쇄되고, 퀘이즈는 천막촌으로, 라일라는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때론 금지된 사랑 이야기가 사회 드라마가 되기도 하는데 `하비비`가 그렇다"라며 "15년 만에 가자 지역에서 만들어진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 영화 `바비`
◇ `바비`(한국영화의 오늘) 엄마는 없고 아빠는 장애인이다. 망나니 같은 작은 아빠는 큰 조카를 입양 보내려고 뒷거래를 한다. 허영심에 가득 찬 동생은 언니 대신 자기가 입양을 가겠다고 난리다.

극 저예산의 `아빠는 개다`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신고식을 치른 이상우 감독이 1억 원에 달하는 거액(?)으로 빚어낸 `문제적 대작`. 입양 대국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을 압축해 담았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그저 튀려고 안달 난 `변태 감독`인 줄만 알았는데 오판이었다"라며 "감독이 얼마나 남다른 문제의식과 영화적 감각을 겸비하고 있는가를 증명한 작품으로 김새론, 김예론 천재적 연기 자매의 대조적 캐릭터와 열연을 음미하는 재미도 작지 않다"고 소개했다.
▲ 영화 `바이코누르`
◇ `바이코누르`(월드 시네마)

영화의 제목은 카자흐스탄에 있는 실제 지역의 이름이다. 이곳에는 세계 최초로 러시아에서 만든 우주선 발사기지가 세워져 있다. 마을 사람들은 우주선 발사 시 하늘에서 떨어지는 부품들을 모아 생계를 이어간다. 가가린이라는 별명을 지닌 소년은 이 마을에서 전자설비를 돌보는 역할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우주비행사 줄리의 우주선이 떨어지고, 소년은 의식을 잃은 줄리를 발견한다.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줄리에게 결혼을 약속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과연 원주민 소년의 우주를 향한 열망은 이뤄질 수 있을까? `투발루`의 천재 감독 바이트 헬머의 독특한 영화세계를 재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영화 `사이공의 실락원`
◇ `사이공의 실락원`(아시아 영화의 창)

베트남에서 온, 보기 드문 퀴어 영화. 사이공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온 순수한 청년 코아와 그를 속여 곤란에 빠트리는 게이 매춘부 람, 람의 또 다른 연인 사이의 복잡한 사랑 이야기가 사이공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남성 사이 동성애를 다뤘지만, 사랑과 질투, 배신 등은 일반적인 사랑 공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유명 TV 드라마 `풀 하우스`의 베트남판 연출을 맡은 부 응옥 당 감독의 작품으로 유교 사회 안에서 비주류의 삶을 사는 이들의 보편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이해하기 쉽게 일반화된다.
▲ 영화 `어린 양을 보라`
◇ `어린 양을 보라`(월드 시네마)

에디는 마약중독자인 아들 조를 구하기 위해 아들의 여자친구인 리즈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 다투다가 서로 돕기 시작한다. 에디의 얼어붙은 마음은 리즈의 아픈 과거와 소통하게 된다. 이들의 여행은 관객의 예상치를 거침없이 비켜간다. 작가이자 영화제작자, 무대감독이었던 존 매킬더프의 첫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영국식 유머와 인간애가 넘친다"라며 "진작에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면 `플래시 포워드`(비아시아권 신인 감독 경쟁) 섹션에 초청했을, 경쟁력 있는 신인의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 영화 `붉은 바이킹 검은 웨딩`
◇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한국영화의 오늘)

작심하고 계획한 불륜남녀의 바캉스에 남자의 처가 끼어들면서 산통 다 깨진다. 그야말로 빌어먹을 바캉스다.(`붉은 바캉스`, 김태식)

`연인이자 제자였던 그녀의 결혼식, 애인이자 교수인 그는 주례를 섰다. 그녀는 바로 그날 신혼여행을 가지 않고 남자를 찾아온다.(`검은 웨딩` 박철수).

한때 감독-조감독 사이였던 두 감독이 제각각 불륜을 소재로 극화한 에피소드를 한데 묶어 발표하는 일종의 `릴레이 영화`. 픽션과 다큐를 뒤섞은 실험적 구조와 적나라하면서도 진솔한 배우들의 연기가 짜릿한 감흥을 안긴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자극적이며 재밌다. 불륜을 바라보는 관점도 흥미롭다"며 "두 에피소드 중 박철수 감독의 `검은 웨딩`이 특히 더 그러한데 60대 중반의 감독이 벌거벗은 몸을 담는 솔직함이 특히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 영화 `낙타들`
◇ `낙타들`(와이드 앵글)

오래전 연인이었던 남녀가 오랜만에 만난다. 남자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여자를 떠나갔지만, 여전히 그것을 찾아 헤매고 있고, 여자는 몇 번의 이별을 겪으면서 몸도 마음도 사막처럼 메말라 버렸다.

이별, 사막, 황사, 냉장고 속의 여자, 얼굴 속에 앵무새가 있는 남자, 우주 등의 이미지와 공간 변화를 통해 여성의 심리를 보여준 애니메이션. `도시에서 그녀가 피할 수 없는 것들`로 국내외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됐던 박지연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여성이 바라본 남녀 관계가 극대화돼 묘사됐다"면서 "반대로 남성의 시점은 `낙타들`과 같은 와이드 앵글 `단편 쇼케이스1`에 초청된 `영원한 농담`에 담겨 있다. 두 남자의 끝없는 수다를 듣다 보면 남자들의 생각이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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