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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 루프원 품목허가 임박...당뇨·비만치료제 기술수출 협상중

유진희 기자I 2024.03.26 10:00:01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펩트론(087010)이 개발부터 생산까지 ‘바이오 일관생산 체제’를 완성하며, 실적 성장의 기반을 구축했다. 펩트론은 비만·당뇨치료제 기술수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펩트론 충북 오송 공장 전경. (사진=펩트론)


◇식약처, 루프원 품목허가 위한 오송 공장 실사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펩트론 충북 오송 공장을 방문해 류프로렐린 제제의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 생산을 위한 실사를 진행한다.

오송 공장은 200억원을 투자해 2018년 12월 완공한 펩트론의 핵심 자산이다. 임상 시료 및 상업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공장이다. 국내 벤처 제약·바이오사 중 이 같은 시설을 갖춘 곳은 손가락에 꼽는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GMP도 충족하며, 최대 생산 가능량은 연간 100만 바이알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식약처 실사 후 루프원 품목허가가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인 펩트론이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는 뜻이다. 자체 생산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펩트론은 그간 꾸준한 기술수출로 실력을 증명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실사 후 품목허가까지 3~6개월이 걸린다.

루프원 생산은 펩트론의 근본적 변화에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프원은 상업적 성공이 보장됐다는 평가다. 펩트론의 높은 기술력이 이를 증명한다. 루프원은 오리지널 류프로렐린 제제인 일본 다케다제약의 ‘루프린’과 약물동력학(PK)을 세계 최초로, 생물학적 동등성(BE)을 국내 최초로 각각 확보한 제품이다. 루프린은 1989년 출시 후 30년이 넘도록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업계에서는 루프원이 국내외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루프원은 루프린 대비 약물의 입자 크기 및 주사 게이지를 줄여 품질과 투약 편의성을 혁신적으로 개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사가 펩트론에 ‘러브콜’을 보내는 배경이다. 실제 이미 국내 루프원 국내 판권은 LG화학(051910)이 확보한 상태다. LG화학은 판매를 맡아 루프원의 국내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판매도 복수의 업체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류프로렐린 제제 시장 규모는 약 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루프린 시장은 연간 2조 7000억원 규모다.

(사진=펩트론)


◇루프원 기반 매출 반전 기대...기술수출에도 긍정 영향

펩트론은 루프원을 바탕으로 매출 반전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 소재 등의 판매로 펩트론은 최근 3년간 60억원 내외의 연매출을 냈다. 그러나 연구개발(R&D)에 공격적 투자 등으로 같은 기간 연 15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 적자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격차는 올해부터 꾸준히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루프원 상용화 임박 소식은 진행되고 있는 펩트론의 기술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펩트론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A, B사 등과 1~2개월 지속형 당뇨·비만치료제와 관련해 협업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긍정적인 내용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상반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펩트론의 당뇨·비만치료제 ‘PT403’과 ‘PT404’은 루프원과 마찬가지로 펩트론의 지속성 약물 전달 기술인 스마트데포(SmartDepot)가 적용된 후보물질이다. 업계에서는 펩트론이 PT403과 PT404로 1조원대 이상 규모로 기술수출을 성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의약품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만 따져도 2022년 28억 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 167억 달러(약 22조원)로 커진다. 당뇨치료제까지 포함하면 관련 시장은 2028년 100조원을 넘어선다.

펩트론 관계자는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상업화 제품의 생산도 가능한 바이오벤처는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며 “루프원의 상용화 성공과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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