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꿈의 무대, 하나 더 생긴 셈이죠"..LIV 골프의 달라진 위상

주영로 기자I 2024.03.18 00:00:00

스타들 연이은 이적에 LIV 골프 위상 변해가
한국선수들 "기회 온다면 한번쯤 가보고 싶어"
LIV 출전권 걸린 아시안투어엔 각국 선수들 몰려

함정우가 14일부터 중국 마카오의 마카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마카오 오픈에서 경기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꿈의 무대가 하나 더 생긴 셈이죠.”

디오픈 챔피언 캐머런 스미스(호주)에 이어 마스터스 우승자 존 람(스페인)까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거물급 스타의 연이은 LIV 골프 이적으로 남자 골프에는 생각보다 빨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7일 중국 마카오의 마카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마카오 오픈(총상금 200만달러)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상당수는 LIV 골프에 대해 달라진 생각을 드러냈다.

이 대회에 참가한 문경준, 이태희, 함정우 등은 “기회가 온다면 LIV 골프에 한번 가보고 싶죠”라고 말했다. 2년 동안 LIV 골프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재미교포 김시환은 “다시 기회를 잡고 싶다”고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원을 받은 LIV 골프가 창설했을 때만 해도 ‘돈 따라간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PGA 투어에서 활동했던 더스틴 존슨, 필 미켈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등 거물급 스타들이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이적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큰 변화가 생겼다. ‘원톱’ PGA 투어의 위상이 흔들리고 LIV 골프와 ‘투톱’ 체제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메이저 챔피언 스미스와 람의 이적 등 스타들의 계속된 이동과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의 합병 발표, 그리고 LIV 골프가 안정적인 투어의 모습을 갖춰가면서 선수들 인식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LIV 골프의 매력은 큰 상금이다. 우승자는 400만 달러를 받고, 꼴찌를 해도 5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받는다. 개인전과 함께 단체전도 열려 추가 보너스 상금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이 LIV 골프로 진출하는 싶은 목표가 큰 상금이 전부는 아니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PGA 투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LIV 골프를 경험한 김시환의 설명이다.

그는 “투어 분위기나 선수들을 위한 환경, 그리고 상금 규모 등 LIV 골프에서 선수로 뛴다는 것은 PGA 투어와 비교해도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며 “LIV 골프에 대한 인식도 점점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출만 하면 큰 성공을 이룰 수도 있다. LIV 골프로 가는 길은 바늘구멍만큼 좁다. 러브콜을 받지 못하면 출전권을 따내는 것은 PGA 투어로 가는 길보다 더 어렵다. 그중 하나가 아시안투어 오더오브메리트 랭킹이다. 시즌 종료 기준 1명은 LIV 골프 출전권을 받는다.

LIV 골프의 출전권이 걸린 덕분에 아시안투어로 스타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번 대회엔 한국 선수가 17명 출전했다. 144명 참가 선수 중엔 일본과 중국, 태국, 호주, 인도 등 아시아 선수는 물론 프랑스와 스페인, 덴마크 등 유럽 선수도 다수 포함됐다. 아시안투어가 LIV 골프로 갈수 있는 기회의 무대가 되면서 찾아온 변화다.

마카오 오픈에 출전한 정한밀은 “실력이 된다면 PGA 투어에 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지만 LIV 골프에서 뛸 기회가 오면 가고 싶은 무대인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