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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외국인…변동성 이길 수급유입 기대株는?

이은정 기자I 2021.11.25 00:20:00

외인, 11월 약 3조원 순매수…개인·기관은 '팔자'
美테이퍼링 불확실성 해소·달러 강세 '숨고르기'
공급 우려 속 바닥 다진 IT대형주 등 수급 개선세
'외인 수급·이익 증가·서프라이즈' 갖춘 종목 유리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외국인이 돌아왔다. 코스피는 3000선이 무너졌지만, 이달 들어 나홀로 3조원 가까이 사들이며 매도세를 이어가는 개인·기관과는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 수익률을 움직이는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는 종목이 유리하단 조언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이중에서도 내년도 이익이 늘어나면서 어닝서프라이즈 확률이 높은 종목이 안전지대가 될 것으로 봤다.

外人, 한 달 새 3조원 순매수…개인·기관과 반대 행보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 들어 2조968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2조4530억원을, 기관은 8330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 10월 외국인이 3조884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고 개인(2조8300억원)과 기관(7380억원)이 모두 순매수한 것과는 대비된다. 이 기간 코스피는 이달 이틀(2일, 22일)을 제외하고 모두 3000선을 하회했다. 이날도 0.12% 빠진 2993.68에서 마감했지만, 외국인은 나흘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불확실성 해소 이후 외국인 유입세가 두드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달 말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공식화했다. 연준은 이달 말부터 국채 100억 달러, MBS 50억 달러의 자산매입 축소에 나선다. 12월 이후에는 경제전망의 변화에 따라 매입속도를 조정할 전망이다.

급등세를 보이던 달러가 숨고르기 흐름을 보일 때에도 외국인의 양호한 수급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11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는 59.1로 시장 예상과 전월 수치를 상회했지만, 서비스 PMI는 모두 하회했다.

김세헌 키움증권 마켓담당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세는 11월 FOMC가 핵심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테이퍼링은 시장이 예상한 결과이지만 이벤트의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종료된 데 따른 경계감이 사라지면서 확실한 방향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가 지난 6개월간 상승했는데 강세 속에서도 숨고르기 흐름을 보일 때 외국인 수급이 양호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도체·플랫폼株 사들여…“내년도 감익 바닥 다져”

올해 공급 쇼티지(부족) 우려 속에 내년도 영업이익 감익이 이어지던 IT 대형주들이 11월 이후 바닥을 다지고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11월 이후 외국인·기관의 누적 순매수가 메타버스 테마인 소프트웨어와 IT 업종(하드웨어·반도체·가전)에 가장 많이 몰린 점을 짚었다. 미국 등 연말 소비시즌에 따라 국내 IT 업종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이익이 추가적으로 약화되지 않는다면 저가 매수세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이달(1~24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000660)(1조10억원), 삼성전자(005930)(9040억원) 반도체 대형주가 상위에 있다. 이어 크래프톤(259960), 삼성SDI(006400), 카카오(03572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DB하이텍(000990), 현대차(005380), 엔씨소프트(036570), HMM(011200)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T는 공급난과 사이클 둔화 우려에 조정이 진행됐지만 최근 바닥을 다지는 양상으로 내년 업황 둔화 우려가 낮아지면 연말 시즌 기대감과 함께 수급 개선이 가능한 시점으로 본다”며 “내년도 이익 감익은 11월 이후 바닥을 다지고 최근 수급도 이를 반영, 외국인 자금의 추세적 유입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외국인 수급 유입株 수익률 높아…이익 증가·서프라이즈 확률도 봐야”

이에 따라 국내 증시 횡보세 속 시장 수익률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외국인 수급 유입 종목이 유리하단 조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그중에서도 컨센서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높고, 특히 서프라이즈 확률이 높은 기업들에서 알파를 기대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순이익의 하향 조정세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 진입하기 매력적이란 판단이다.

에프앤가이드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해당 3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종목들로는 OCI(010060), 대한항공(003490), 현대제철(004020), SKC(011790), 신세계(004170), POSCO(005490), SK이노베이션(096770), GS건설(006360), 팬오션(028670) 등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와 달러 안정이 맞물릴 때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원화 약세 국면 속 반도체 사이클과 인터넷 기업규제 부담에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며 “외국인은 지분율이 금융위기 이후 저점권에 도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피해주, 경기민감주 비중을 많이 줄였고 내년 2분기 이후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와 달러 안정 시 순매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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