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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던 美中 성장·기술주 방향 틀었다…올라탈 때?

고준혁 기자I 2021.03.15 00:10:00

테슬라 지난주 23.2%↑…고점 대비 26.9%↓
알리바바·BYD 등 중화권 기술주도 비슷한 흐름
미국채 10년물 금리 진정세로 평가
"금리 상승 속도 완화 …EV 판매 25년 1200만대 전망"
12일 금리 1.6%대 재상승하기도…FOMC에 이목 집중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성장 기술주의 하락세가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금융시장 변동성을 지배하던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다. 다만 금리가 치솟는 상황이 다시 올 수 있단 우려는 아직 남아 있다. 이는 기술주 매수의 적절한 시점 판단이란 관점에서 중요한 문제다. 4차산업 전환의 과도기에 중장기적으로 기술주가 좋은 흐름을 보일 걸로 관측되지만, 자칫 현 시점에서 비중을 늘리다 금리 발작이 또 나타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美中, 기술주 하락세 끝?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인 3월 8~12일(현지시간) 애플(AAPL)은 종가 기준 4.1% 상승했다. 여전히 장중 사상 최고점 대비 19.9% 하락한 상황이지만, 주가 방향성이 우상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기술주를 상징하는 테슬라(TSLA)는 같은 기간 무려 23.2% 상승했다. 테슬라 역시 고점 대비 26.9% 빠져있는 상황이지만, 상승으로 돌아서는 힘은 더 크다.

아크인베스트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보면 미국 기술주 전반에서 이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크인베스트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나무 언니(누나)’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곳이다. 테슬라 지지자의 선봉장으로 통하는 캐시 우드는 우주산업과 관련한 ETF를 출시하는 등 신산업에 관심이 많다. 대표 엑티브 펀드 ARK Innovation ETF(ARKK)는 지난주 14.9% 올랐고 고점 대비해선 26.1% 낮다. ARKK에는 테슬라와 핀테크 업체 스퀘어(SQ),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로쿠(ROKU), 원격의료 업체 텔라닥(TDOC) 등이 포함돼 있다.

중화권 성장주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알리바바는 지난주 2.4% 올랐고 고점 대비 19.5% 하락해 있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전기차 업체 BYD 역시 연초 이후 긴 하락세가 멈추면서 지난주 2.8% 상승했다. 그러나 주가는 고점 대비해선 50.5% 하락한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기술주들이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인 건 최근 주식시장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에 연동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8일 1.603%로 마감한 뒤 지난주 대부분 1.5%대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성장 기술주는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평가가 박해진다.

관건은 ‘금리’…시장, FOMC에 집중

금리 진정세에 따른 기술주 상승 반전은 추가 비중 확대 고려로 이어진다. 우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당분간은 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매수가 유리할 수 있단 분석이 있다. 지난 10일 진행된 38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이 2.38배로 지난달 말 7년물 국채 입찰의 응찰률 2.04배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3월 중순부터는 금리 상승이 잠시 쉬면서 증시 반등과 성장주의 낙폭 되돌림이 있을 것”이라며 “그 이후엔 다시 금리가 상승하면서 향후 2~3개월간 리플레이션 관련주와 성장주, 또다시 리플레이션 관련주의 업종 순환을 전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제가 좋아져서 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것으로, 앞으로 미국채 10년물은 1.7~1.9%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최근과 같이 급격하게 오르기 보다는 속도 측면에서 안정화 구간에 들어서는 걸로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지난 2018년 198만대 팔렸던 전기차가 2025년 1200만대가 넘게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술주의 강한 성장이 예고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시장의 금리 발작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지난주 1.5%대를 유지하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2일 1.625%로 올랐고 테슬라가 전 거래일 대비 0.84% 하락 마감하는 등 기술주는 소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재료는 없었지만, 최근 금리를 상승케 했던 미국 경기 반등 기대란 이유가 재부각됐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안 링겐(Ian Lyngen) BMO 캐피탈 마켓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채권 약세가 또 나타난 건 1조9000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이 통과된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기점으로 미국을 전염병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강조도 한 몫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시선은 오는 16~17일(현지시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쏠려 있다. 11일 유럽중앙은행(ECB)가 자산매입(PEPP) 속도를 높이기로 결정, 유로스톡스50이 상승세에 있음에도 경제 회복을 위한 채권시장 개입을 공식화했다. FOMC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은택 연구원은 “ECB 개입은 이번 주 FOMC와도 연계해서 생각할 수 있는데, 연준이 당초 전망보다 완화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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