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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과실 때문…160명 사망한 최악의 비행기 참사[그해 오늘]

김민정 기자I 2023.08.16 00:02: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05년 8월 16일 콜롬비아 웨스트 캐리비안 항공 708편이 베네수엘라 서쪽 콜롬비아 국경 부근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152명, 승무원 8명 등 탑승객 160명이 전원 사망했다.

‘HK-4374X’ 항공기는 이날 오전 6시(이하 현지시간) 파나마의 토쿠 멘 국제공항에서 마르티니크의 포르 드 프랑스 공항으로 출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당시 탑승객 160명 중 승무원 8명은 콜롬비아 출신이었으며, 나머지 승객은 대부분 파나마에서 휴가를 보낸 프랑스인이었다.

그런데 출발 1시간 만인 오전 7시께 기장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 부근에서 여객기 2개의 엔진 중 한쪽에 이상이 발생했음을 감지했다. 이어 몇 분 후 다른 엔진도 문제가 발생했고,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관제탑은 해당 항공기를 마라 카이 보 공항에 비상 착륙을 허가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관제탑과 항공기의 교신이 단절됐고, 항공기는 오전 7시 45분께 콜롬비아 국경에서 30마일(약 48km)정도 떨어진 베네수엘라 서부 줄리아 주에 있는 산간마을에 추락한 후 폭발했다.

무려 160명의 사상자를 낸 최악의 참사, 이 사고의 원인은 엔진의 고장이 아닌 조종사의 과실 때문으로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 참사의 조사는 베네수엘라 사고 조사위원회와 프랑스 사고 조사위원회가 공동으로 실시했다.

당시 여객기는 비행 중량으로 인해 고도 3만 3000피트(1만 58.4m)에서 비행 중이었다. 이후 비행경로에 적란운(소낙비구름)이 포착되면서, 기장은 방빙 장치(기체얼음 제거)를 작동시켰다. 방빙장치는 비행 중 항공기에 얼음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기장이 비행하기 좋은 고도를 찾는 과정에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 여기에 방빙장치를 껐다 켰다 하면서 기체가 제어를 잃은 것이다.

방빙장치는 엔진에서 배출되는 공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의 출력이 일부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해당 항공기는 무게와 결빙 조건보다 너무 높게 비행하고 있었고, 조종사들은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결국 비행기는 실속에 빠졌다.

이에 뒤늦게 알아차린 조종사들은 고도 확보를 위해 기수를 높이 당겼지만, 이는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량을 줄여 엔진의 출력을 더욱 감소시켰다.

게다가 사고 기종인 MD-82는 설계상 실속에 취약했고 결국 항공기는 베네수엘라에 추락하게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웨스트 캐리비안 항공은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 이에 조종사가 연비 절감 대책에 시달리면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해졌다.

결국 해당 사고가 발생한 후 회사는 파산했고, 최악의 참사는 이 회사의 마지막 비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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