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매물로 나온 비전홀딩스…K-드라마 열기에 흥행 청신호

김대연 기자I 2023.03.21 09:09:36

오케스트라PE, 비전홀딩스 매각 돌입
K-콘텐츠 열풍 힘입어 매각 흥행 예상
매각가 1000억원대…매출 지속 상승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드라마·광고 제작사 비전홀딩스코퍼레이션(비전홀딩스)이 매물로 나왔다. 최근 국내외에서 K-콘텐츠가 뜨거운 사랑을 받는 가운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매물이 나오며 초반부터 매각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외 복수의 원매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전홀딩스코퍼레이션(비전홀딩스)이 광고 및 영상 작업에 참여한 드라마 ‘환혼’ 포스터. (사진=tvN)
◇ 볼트온 전략에 사업 경쟁력 강화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가 비전홀딩스를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다음 달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오는 6~8월 현장실사에 돌입한 후 하반기에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가 맡았으며, 현재 여러 유관업종 국내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상태다. 오케스트라PE는 삼정KPMG를 통해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보내며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을 모집 중이다.

앞서 오케스트라PE는 지난 2018년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광고·영상 후반제작업체인 서울비젼을 약 620억원에 인수했다. 이듬해 오케스트라PE는 서울비젼 및 서울비젼 상해를 포함한 계열사에 대해 사업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회사명을 ‘비전홀딩스’로 변경했다. 지난 2021년엔 가상현실·메타버스 전문 자회사 ‘비전VR’을 롯데정보통신(286940)에 12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오케스트라PE는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해 전체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구사하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비전홀딩스는 지난 2021년 국내 시각특수효과(VFX) 업체 257스튜디오 지분 100%를 확보하고, 지난해 기획·개발 전문 콘텐츠 스튜디오 보스 콘텐츠 지분 51%를 인수했다. 이로써 비전홀딩스는 기존 광고 분야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의 기획부터 제작, VFX까지 영상 콘텐츠 제작 전반을 다루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현재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 완전 자회사를 보유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 매각가는 1000억원대 안팎 예상

이처럼 오케스트라PE가 비전홀딩스를 통해 애드온(Add-on)에 속도를 낸 덕분에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한 21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는 490억원대를 목표로 오는 2026년엔 720억원대까지 매출 향상을 내다보고 있다.

비전홀딩스는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환혼’ 영상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자회사 257스튜디오는 넷플릭스를 고객사를 두고 있으며, 보스콘텐츠에서 제작한 드라마도 올 상반기 종합편성채널 등을 통해 방영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채널로도 공급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가로는 1000억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 매각 대상은 특수목적법인(SPC) 슈베르트어드바이저스코리아가 보유한 지분 100%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M&A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사 매물이 거의 없어 눈여겨보는 대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콘텐츠 시장에선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아니라 매출액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데, 보통 4배 수준으로 매각이 이뤄지니 최소 1000억원부터 매각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오케스트라PE는 KFC 본사인 미국 얌브랜즈를 핵심투자자로 영입해 지난 1월 KG그룹으로부터 KFC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앞으로 KFC에 가맹사업을 도입해 매장 수를 늘리는 등 사업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오케스트라PE가 지난해 마제스티골프를 약 27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올해 비전홀딩스까지 성공적으로 팔면서 현금을 두둑이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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