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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發 투기 수사 결과보니…내부정보 이용부터 탈세까지 부동산 범죄 백화점

최정훈 기자I 2021.06.03 00:00:00

정부, 부동산 투기 조사·수사 중간결과 브리핑
LH 직원만 77명 적발…광명·시흥 불법투기 직원 ‘구속’
기획부동산부터 탈세까지…부동산 범죄 백화점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사태 이후 3개월간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과 검찰이 수사를 벌인 결과 내부정보 이용과 기획부동산, 탈세까지 공직사회의 부동산 범죄는 백화점 수준이었다. 내부정보를 활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를 받는 공직자만 총 399명에 달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는 조남관 대검 차장과 김창룡 경찰청장, 김대지 국세청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4개 부처 장·차관이 배석했다.(사진=연합뉴스)
LH 직원만 77명 적발…광명·시흥 불법투기 직원 ‘구속’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오후 부동산 투기의혹 단속 및 수사상황을 점검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1560명 규모의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와 함께 검찰의 수사협력단과 전담수사팀, 국세청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 금융위·금감원 특별금융대응반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하고 수사했다.

주요 수사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합수본은 내부정보 이용, 불법 농지 취득, 기획부동산 등 646건 2796명을 수사해, 투기비리 공직자, 기획부동산 업자 등 20명을 구속하고, 651억원 상당의 투기수익을 몰수·추징 보전했다. 특히 전직 차관급 기관장과 기초 지자체장, 시군의원,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까지 여러 공직자들이 내부정보를 활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를 확인했다.

이번 수사의 계기가 된 LH의 경우, LH 직원 77명, 친인척·지인 74명 등 151명을 적발해 현재까지 4명을 구속하고, 126명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2017년 3월부터 9월까지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담당했던 직원이 친인척, 지인 등을 동원해 1만6651㎡ 가량의 부동산 투기 범행을 주도한 사실을 확인해 관련자들 3명 구속했다.

이들이 매입한 103억 4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은 몰수 보전했다. 2015년 3월 LH 전북지부에서 ‘완주 삼봉지구 공공주택 사업’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개발정보를 이용해 사업지 내 토지 1322㎡을 매입한 LH 직원도 구속됐다.

지자체장과 지역 의원의 투기 비리도 적발됐다. 2019년 군의회 회의를 통해 알게 된 주택단지 개발사업 정보를 이용해 개발 예정지 토지 약 2307㎡을 매입한 고령군의원과 2016년 양구군수 재직 시 국토부 협의 등을 통해 알게 된 양구역 신설 정보를 이용해 역사 예정지 인근 토지를 매입한 전(前) 양구군수도 이번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다.

또 경기 포천시 소속 공무원은 포천시 도시철도 유치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활용해 얻은 8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몰수 보전하기도 했다.

합수본은 기획부동산 범죄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농지투기’를 조장하는 불법 농업법인 107개, 개발 호재가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편취한 기획부동산 업체 64개를 특정해 농업법인 및 기획부동산 업체 대표 4명을 구속하고, 199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차관급 기관장을 제외하면 지금 구속된 고위공직자 9명 중 (고위공직자로 분류되는) 3급 이상은 없고 주로 5급 또는 4급, 지방공무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의 부동산 투기 사범 검찰 송치 현황(자료=국무조정실 제공)
기획부동산부터 탈세까지…부동산 범죄 백화점

검찰도 대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협력단을 설치하고, 전국 43개 검찰청에 총 641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부동산 투기사범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무등록 다단계 판매조직을 이용해 개발가능성이 없는 임야를 헐값에 매입한 후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1만여 명에게 약 1730억원에 판매한 기업형 기획부동산업체 운영자 4명 구속하는 등 기획부동산업체 운영자 및 주택 투기사범 등 총 14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257억원 상당을 보전 조치했다.

국세청도 전국 지방국세청·세무서의 조사요원 200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통해 일정금액 이상 토지거래 내역을 분석해 탈세 혐의를 조사했다. 이후 지난 4월 3기 신도시 예정지구 관련 165명에 대해 1차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지난달에는 분석범위를 전국 44개 대규모 택지 및 산업 단지 개발지역으로 확대해 289명에 대해 2차 세무조사도 진행했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3기 신도시 예정지역 등 다수의 개발지역 토지를 취득하였으나 자금출처가 불분명해 조사한 결과 부모로부터 수 억원을 증여받은 사실 등을 확인해 현재 94건에 대해 증여세·법인세 등 약 534억원을 추징할 예정이다.

금융위도 금융대응반을 활동을 통해 부동산 투기 관련 위법·부당대출 의혹이 제기된 금융회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특히 언론보도 및 신고센터 등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금융회사 4곳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 불법투기가 의심되는 43건, 67명에 대해 수사의뢰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불법 대출이 의심되는 금융회사에 대해 “엄중히 그리고 현재 규정이 정하고 있는 최고한도로 제재할 계획”이라며 부동산 투기 농업법인과 관련해서는 “현재 1만 3000개가 (농업) 법인 형태로 돼 있는데 현재 외부감사 대상인 농업법인 485곳을 농식품부와 같이 1차 검토한 결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검토) 1차 대상 20곳 정도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LH發 `신도시 땅투기 의혹`

- “정부에 뒤통수 맞았다”…3기신도시 분양가 불만 쇄도 - LH, 비상경영회의 개최…“하반기 경영혁신 본격화” - 국토부 “3기신도시, 보상 차질 없어…청약 계획대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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