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겸의 일본in]일본선 암호화폐로 돈 벌면 최고 55% 세금폭탄

김보겸 기자I 2021.04.28 00:00:00

'탈비트코인' 일본인들 "좀처럼 이익 내기 어려워"
日세무전문가 "비트코인, 세금 면에서 최악"
세금 우대책 붙는 주식…비트코인은 혜택 없어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韓서도 규제 움직임

지난 2018년 일본 도쿄 한 쇼핑몰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주식으로 1억원을 만드는 방법은?

1) 2억원을 준비한다.

2) 수익률 -50%를 달성한다.

3) 1억원 완성!

투자금이 반토막나더라도 1억원을 만들었다는 우스갯소리다. 1억원 ‘벌기’가 아니라 ‘만드는’ 법이라고 표현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모양이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오쿠리비토(億り人)’ 되는 법이다. 주식이나 FX 등 투자로 1억엔 넘는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쓰는 농담과 디테일에선 약간 다르다. “비트코인으로 ‘오쿠리비토’가 되려면 2억엔을 ‘벌어야’ 한다”는 것. 왜 그럴까?



비트코인 안 하는 이유? “수익 내기 어려워”

최근 일본에서 가상자산에 투자한 적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힌트가 있다. 지난 20일 일본 주식회사 아이넷증권이 가상자산 거래 경험이 있는 1043명에게 아직도 가상자산에 투자하는지 묻자 17.5%는 “안한다”고 답했다.

주목되는 건 코인 투자를 그만둔 시기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에 그만둔 이들이 29%로 가장 많았고 2018년이 23%, 2019년이 19.7%였다.

대규모 해킹과 비트코인 폭락장이 펼쳐진 2018년에 많은 이들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코인판을 떠난 이후에는 뒤돌아보지 않았다는 건데, 올 들어서만 비트코인이 120% 폭등하며 너도나도 비트코인 장에 뛰어드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코인에서 손 뗀 이유도 눈에 띈다. “좀처럼 이익이 나지 않아서”라고 답한 비율이 37.7%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앞서 제시한 ‘오쿠리비토가 되는 법’과도 관련이 있다. 전 세계적 가상자산 열풍에 비해 일본인들이 신중한 건 최대 55%에 달하는 악명높은 세율 탓이다.

고바야시 요시타카 전 국제세무전문관의 저서 <전직 국세전문관이 알려준다! 소득·필요경비·공제 중 어느 쪽이 이득?> (사진=아마존)
주식으로 돈벌면 세금 20%, 코인은 최대 55%?

“비트코인은 세금 면에서 최악이다.” 고바야시 요시타카 전 국제세무전문관은 그의 저서 <전직 국세전문관이 알려준다! 소득·필요경비·공제 중 어느 쪽이 이득?>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유인즉슨, 주식에 각종 세금 우대책이 붙는 것과 달리 가상자산에는 그런 혜택이 없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선 코인으로 대박을 쳐도 그만큼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것.

주식으로 얻은 이익에 대해선 20%의 세금을 낸다. 분리과세로 분류되기 때문인데, 소득세 15%와 주민세 5%를 합한 것이다. 주식으로 100만원을 벌든, 1억원을 벌든 세율은 똑같이 20%다.

하지만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면 얘기가 달라진다. 적게는 5%에서 많게는 45%의 소득세를 내야 하고 주민세까지 합하면 최대 55%의 세금이 붙는다. 비트코인으로 인한 이익이 종합과세로 분류되는 탓에 세금 규모는 더 커진다. 급여소득 또는 사업소득에 비트코인 투자로 얻은 이익을 모두 합한 뒤 총량에 세금을 부과하는 식이라서다. 가령 소득세가 20% 붙는 연봉 5000만원 직장인이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면 그만큼을 더해 세율을 적용한다.

일본서 코인투자 손실은 투자자 탓, 코인투자 이익은 과세대상

이뿐만이 아니다. 주식에 적용되는 손실이월제도도 비트코인은 해당사항이 없다. 쉽게 말해 주식으로 크게 잃더라도 나중에 투자에 성공해 재미를 봤을 때 손실분만큼을 뺀 금액에만 세율을 매기는 것이 손실이월제도다. 주식은 손실이월 기간이 3년이다. 만약 2년 전 주식으로 500만원을 잃고 작년과 올해 각각 1000만원, 2000만원씩 수익을 봤다면 250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비트코인 투자에는 그런 관용(?)이 없다. 유난히 투자자들에게 자기 책임 원칙이 가차없이 적용되는 곳이 일본 코인판이다. 투자를 못 해서 생긴 손실은 투자자 책임이요, 투자를 잘 해서 생긴 이익에는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한국도 같은 원칙에 입각해 가상자산 과세에 시동을 걸고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은성수 금융위원장)”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가상자산에 대해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선 양도소득세 20%에 지방세 2%를 더한 22%의 세율로 분리과세하기로 했다. 예컨대 비트코인 투자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기본 공제액인 250만원을 뺀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을 세금으로 내는 식이다. 일본으로 치면 주식 수익에 대한 과세(20%) 수준에도 한국 투자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23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54분께 5천790만원까지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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