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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진, 호칭 논란…남은 건 ‘댓글 양극화’

김소정 기자I 2020.02.08 00:00:00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개그맨 이용진의 ‘문재인씨’ 발언이 연일 화제다.

이용진 인스타그램
지난해 2월 tvN D 디지털 예능 ‘괴릴라 데이트-MC딩동 편’에서 진행자 이용진은 MC딩동을 ‘사전 MC계의 대통령’이라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문재인씨 이야기하는 거냐?”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용진의 ‘문재인씨’ 발언이 “무례하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개그일뿐”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특히 ‘무례하다’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정치인들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어 눈길을 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지난 2017년 12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한 제2차 정당정책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라 칭하며 문재인 대통령만 ‘문재인씨’, ‘문재인씨 정권’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씨’라고 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경제파탄 징후가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부 정치인들은 정권을 비판할 때 대통령을 ‘씨’라고 부른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도 2013년 11월 서울역 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았다. 또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을 비난하며 “박근혜씨를 여왕으로 모시고 숨죽이는 새누리당”이라고 외쳤다. 이 전 대표의 ‘박근혜씨’ 호칭에 대해 여야는 국가 지도자에 대한 ‘예의’는 갖춰야 되지 않냐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대통령을 ‘씨’라고 부를 때는 이유가 있다. 본인들이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 대신 ‘씨’라고 한다. 물론 이용진은 그동안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적 없다. 또 ‘괴릴라 데이트’에서 이용진의 앞뒤 말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용진은 ‘정치 양극화’를 불러일으켰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이용진의 ‘문재인씨’ 발언을 “현 정권 대통령에게 ‘씨’라니, 경솔하다”고 지적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누리꾼들은 “문재인이 뭐 대단하다고. 욕 안 한 게 어디냐”라고 말했다. 또 갑자기 ‘북한한테 아무 말 못하는 문재인’, ‘문재인은 중국 북한 머슴’이라는 기사와 관련 없는 댓글이 판치고 있다.

결국 이용진은 문 대통령 지지자에게는 ‘예의없는 개그맨’이 됐고,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에겐 ‘개념 개그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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