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와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택시 개문사고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택시 운전사들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아무리 주의를 줘도 신경 쓰지 않고 순간적으로 문을 여는 승객들이 다수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SBS ‘맨 인 블랙박스’는 13일 방송에서 순간의 방심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는 ‘개문사고’로 제보된 사연을 전하며 주의를 당부한다.
한 부녀는 전북 전주의 한 이면도로에서 개문사고를 겪었다. 주차 후 조수석에서 내리던 딸이 마주 오던 차와 부딪친 것이다. 차 문에 얼굴을 가격당한 딸은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치아가 무려 9개 골절됐고 하나는 뽑아야 했다. 목 디스크증상과 타박상까지 얻게 됐다.
당시 사고에는 아버지가 역방향 주차를 한 과실이 있어, 아버지는 다친 딸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상대 운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문이 열리는 걸 보고 멈출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사고 영상을 확인한 변호사는 문이 열리는 걸 보고 충분히 정차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 한 상대 운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문사고의 경우 통상적으로 차 문을 연 쪽의 과실이 절대적으로 더 크다.
또 다른 제보자는 20년째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고 했다. 오토바이가 신호대기 중인 택시 옆을 지나는 순간, 택시 승객이 뒷좌석 문을 열면서 차 문과 충돌하는 사고를 겪었다. 제보자는 보호 장구를 하고 있었음에도 손이 골절돼, 새끼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는 장애를 입었다.
택시를 비롯한 모든 차는 사람을 내릴 때 보도에 가까이 붙여 정차한 후 안전하게 하차시킬 의무가 있다. 사고 책임이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기 때문에 안전의무를 지켜야 한다.
제보자는 “비상등이 켜 있거나 제스처가 있으면 더 조심할 텐데 보도 가까이 붙여서 승객을 내렸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개문사고는 어느 한 사람만 신경 쓴다고 막을 수 없어 문을 열 때와 운전을 할 때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차에서 내릴 때는 안전한 곳에 정차해야 하고, 운전자는 정차 중인 차량이 있다면 문이 열릴 수 있다고 인지하고 서행해야 한다.
또 자전거가 많은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더치리치’ 캠페인도 사고 예방법으로 참고할 수 있다. 이 캠페인은 자동차 안에서 문을 열 때 문에서 가까운 손이 아닌, 먼 쪽의 손으로 문을 열라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돌아가 사이드미러와 창문을 통해 후방을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