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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빵’ 정수정 “악플 신경 안써…언니 제시카는 멘토”(인터뷰)

김윤지 기자I 2018.01.19 07:59:30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도도한 이미지와 달리 평범한 여대생이었다.” 배우 겸 가수 정수정(가수 활동명 크리스탈)을 신원호 PD는 이처럼 표현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18일은 케이블채널 tvN 수목 미니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연출 신원호·이하 ‘감빵생활’) 종영일이었다. 정수정은 이날 아침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지칠 법했지만, 얼굴에선 미소가 가득했다. 답변도 스스럼 없었다. 활달하고 털털한 면모는 ‘감빵생활’ 속 김지호와 꼭 닮아 있었다.

◇“똑부러진 ‘감빵생활’ 지호, 행복했다”

정수정은 ‘감빵생활’의 비타민이었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남자 캐릭터 위주인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어줬다. 난생처음 단발머리도 했다. 야무지고 당찬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지호는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의 여자친구이자 조언자였다. 평소엔 한없이 밝고 장난기 많은 대학생이지만, 단단한 내면과 냉철한 면모는 정수정과 닮아 있었다. 정수정은 “지금까지 만난 캐릭터 중 가장 몰입이 잘됐다”면서 “마침 전작인 tvN ‘하백의 신부’(2017)로 몸 풀기를 마친 상태였고, 대본과 현장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지호는 제혁을 휘어잡아요. 어르고 달래기도 하죠. 예쁜 관계라고 생각했어요. 제혁이 좀 더 대화에 적극적인 남자였다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녀 관계였을 것 같아요. 박해수 오빠와 호흡도 좋았어요.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연기했어요.”

정수정은 두 차례 오디션을 거쳐 ‘감빵생활’에 합류했다. 분량은 상관없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배우들의 진가를 끌어낸 신 PD였다. 그는 “누구나 신 PD의 작품에 욕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대단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아니”라고 표현한 그는 “천천히 배워간다는 마음이었고, 이 작품을 통해 많이 배웠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다. 행복했다”고 말했다.

◇벌써 데뷔 9년차…“흘러가는 대로”

“잘 웃는데?” ‘감빵생활’ 오디션 당시 정수정이 신 PD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정수정은 2009년 걸그룹 엑프엑스 멤버로 데뷔했다. 데뷔 초 무표정 때문에 ‘얼음공주’란 별명이 생겼다. 신 PD는 정수정에게 “이미지와 다른 실제 모습을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데뷔 전엔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볼지 몰랐어요. 데뷔하고 처음 들은 이야기들이죠. 그렇다고 억울하거나 억지로 바꿀 생각은 없어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봤다면, 그 모습 또한 저잖아요. 또 그런 이미지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의연했다. 정수정은 13세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3년 후 데뷔하자마자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정수정에겐 낯선 문화인 데다 남들보다 빠른 사회생활이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흘러가는 대로 두고 싶다”는 답변이 나오기까지 성장통도 있었다.

“데뷔 초엔 악플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어린 마음에 ‘왜 나한테?’란 생각도 들었고, 그만두고 싶기도 했어요. 지금은 신경 안 써요. 일단 인터넷을 잘 안 해요. (웃음) 그렇게 마음먹으니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졌어요. 같이 오래 일하던 매니저 오빠가 어느 날 ‘너 얼굴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사진=tvN
◇친언니 제시카 “가족이자 친구, 조언자”

정수정의 언니는 전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다. 제시카는 동생인 정수정보다 2년 먼저 소녀시대로 데뷔해 2014년 탈퇴 후 솔로로 활동 중이다. 여성스러운 제시카와 시크한 정수정 등 상반된 매력을 가진 두 사람은 ‘정자매’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제시카는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지만, 아직도 두 사람이 출연한 리얼리티 ‘제시카&크리스탈’(2014)이 회자된다. 정수정은 “그때와 상황은 달라졌지만, 지금도 언니와 ‘다시 해보자’고 말하고 있다”고 웃었다.

“언니는 저에게 최고의 조언자에요. 가족이자 친구이고, 무엇보다 같은 일을 하잖아요. 남에게 말 못할 일도 서로 공유해요. 먼저 데뷔해서 경험이 더 오래됐잖아요. 본인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제가 겪지 않게끔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요.”

가수로서 정수정은 2016년 7월 발표한 ‘올 마인(All Mine)’ 이후 휴업 중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놓고 싶지 않다”고 강조한 정수정은 “언제든 좋은 곡이 있으면 활동하고 싶다. 멤버들과 앨범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개띠 스타인 정수정의 무술년 목표를 물었다.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답이 돌아왔다.

“목표가 딱히 없어요. 미래가 궁금하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 열심히 살면 좋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 생각하는 정도에요. ‘하백의 신부’를 촬영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2010년부터 연기를 했지만, 그땐 멋몰랐어요. 2년 정도 쉬고 ‘하백의 신부’로 연기를 하면서 진지해진 것 같아요. 좋은 앨범이든, 좋은 작품이든 다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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