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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취재진이 하나된 순간 '메시 어딨는데?'[카타르 다이어리]

이석무 기자I 2022.11.23 00:10:00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 리오넬 메시. 사진=AP PHOTO
리오넬 메시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 몰린 전세계 취재진들. 사진=이석무 기자
아르헨티나 대표팀 리오넬 메시가 환하게 웃으며 팀 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AP PHOTO
[도하=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메시 나왔다고?”

현지시간 21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훈련 캠프. 수백여명의 취재진이 순간적으로 한쪽에 시선이 쏠렸다. 훈련장 주위는 술렁였다. 바로 ‘축구의 신(神)’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브라질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카타르 대학교 내 깊숙한 곳에 훈련캠프를 차려놓고 있었다. 호텔 대신 이곳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기숙사에서 묵고 있다. 이곳에는 스페인 대표팀도 카타르 대학교에 머물고 있다. 물론 훈련 장소는 다르다. 아르헨티나는 호스텔1, 스페인은 호스텔2에서 생활하며 경기를 준비한다.

한국의 대학교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카타르대학교는 캠퍼스 넓이만 8.1k㎡에 이른다. 서울대 면적의 8배에 이른다. 카타르 대학교에 도착해도 훈련장을 찾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관계자는 “우리가 이곳 캠퍼스를 훈련 캠프로 결정한 것은 시설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아사도’를 위한 야외공간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아사도는 남미의 전통 바베큐를 뜻한다. 눈치 안보고 고기를 실컷 먹기 위해 넓고 독립된 장소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 무려 900kg에 달하는 육류를 준비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은 “아사도가 팀이 결속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으로 소고기 소비량 1, 2위를 다투는 나라다.

우여곡절 끝에 훈련장을 방문했을 때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취재진 때문이었다. 취재진 숫자만도 수백명에 달했다. 심지어 다른 나라 언론들이 더 많아보였다. 본 기자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역시 가장 큰 관심은 메시에게 쏠렸다. 취재진은 메시가 팀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할지 궁금해했다. 근육 과부하를 이유로 그전 18일과 19일 팀 훈련에 불참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선수들이 먼저 나와 가볍게 몸을 푸는 가운데 메시는 5분 정도 뒤에 나왔다. 메시가 나오자 카메라 기자들은 일제히 메시를 향해 렌즈를 돌렸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장소와 취재진 거리는 멀었다. 그래서 ‘메시가 어딨어’라는 질문이 순간 전세계 말로 쏟아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메시는 훈련 내내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컨디션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아르헨티나 미디어 관계자는 기자들이 촬영하는 것을 제지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막는다고 막힐 리 없었다. 대표팀 관계자도 웃으며 협조를 구하는 정도였다.

훈련장에서 메시와 취재진 만남은 짧았다. 15분 공개 훈련이 끝난 뒤 본 기자도 아쉽게 훈련장을 떠나야 했다. 메시를 제대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였다.

메시의 공식 기자회견은 다른 기자회견과 달랐다. 마치 팬미팅을 보는 느낌이었다. 레바논에서 왔다는 한 기자는 “내 앞에서 메시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어떤 기자는 팬심을 가득 담아 메시를 향해 ‘월드 챔피언, 레오’라고 외치기도 했다.

메시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팀 훈련에서 빠졌던 것도 훈련 방식이 달랐을 뿐이고 부상 예방차원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금이 내게 특별한 순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고 위대한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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