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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위기 속 활약]②트롯의 반란… 소외 장르서 '주류 장르'로

윤기백 기자I 2020.12.23 06:00:00

음원·음원 정상에 화제성도 '1등'
출연하는 예능마다 시청률도 대박
소외됐던 중장년층, 팬덤 중심으로

‘미스터트롯’ 톱6(사진=뉴에라프로젝트)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바야흐로 트롯 전성시대다. 비주류에서 주류 문화로 떠오른 트롯이 가요계 한 축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한 해였다.

올 상반기 방송된 TV조선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의 대흥행으로 대한민국은 ‘트롯 열풍’에 흠뻑 빠졌다. 그동안 어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롯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국민 장르’로 당당히 떠올랐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TV에 얼굴을 자주 내비친 트롯 가수들이 중장년층뿐 아니라 2030세대까지 끌어당기며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트롯은 본업인 음악을 비롯해 방송, 영화 등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며 영향력을 점차 넓혀갔다. 또 젊은 트롯 스타의 탄생과 선배 가수의 활약이 조화를 이루며 ‘트롯 콘텐츠’의 소비층이 전 연령대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중장년 팬덤의 등장이다. 중장년 팬들이 본격적으로 팬덤 활동에 뛰어들면서 팬덤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트롯 열풍의 대표주자는 ‘미스터트롯’ 진(眞) 임영웅이다. 아이돌 못지않은 막강한 팬덤을 자랑하는 임영웅은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임영웅은 또 2020년 네이버 검색 인물분야에서 방탄소년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만큼 화제성도 대단했다. 가온차트 총결산에서도 디지털차트 53위와 95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트롯의 힘을 과시했다.

김호중(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미스터트롯’ 김호중은 음반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김호중은 첫 정규앨범 ‘우리家’와 클래식 앨범으로 올 한해만 무려 1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그 결과 임영웅과 김호중은 가요시상식 ‘2020 MMA’(멜론 뮤직 어워즈)에서 아이돌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본상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영탁은 이 시상식에서 베스트 송라이터상을 수상하며 트롯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다. 출연하는 예능마다 ‘대박’을 치면서 트롯 가수들은 ‘시청률 보증수표’로도 자리매김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최고 시청률 35.7%를 기록하며 종편계 새 역사를 썼고, 대표적인 트롯 예능 ‘뽕숭아학당’은 최고 시청률 15.3%를 기록했다. 스크린에서도 강세는 이어졌다. ‘미스터트롯’ 콘서트의 실황을 담은 ‘미스터트롯 더 무비’는 코로나 팬데믹에도 약 1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김호중 팬미팅 무비도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트롯의 힘을 보여줬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요즘 문화 트렌드가 옛것을 현재로 끌어와서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뉴트로인데 트롯 열풍도 그런 경향과 맞닿아 있다”며 “트롯의 매력을 잘 끄집어내 새로움을 더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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