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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 홍사빈 "크게 와닿은 송중기의 진심…좋은 태도 배워"[인터뷰]①

김보영 기자I 2023.10.02 07:00:00

"송중기, 낯설고 어색했지만…진심 앞에 장사 없더라"
"좋은 선배 송중기, 더 일찍 만나면 어땠을까도 생각"
"이성민과 차기작 호흡…역시 재벌집 핏줄은 달라"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송중기 선배님을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 너무 많다. 이제껏 연기하며 저를 만나 도와주시고 믿어주신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마음에 와닿았던 분이다.”

배우 홍사빈이 ‘화란’ 현장에서 만난 좋은 선배이자 어른 송중기를 향한 고마움과 존경을 전했다.

배우 홍사빈은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10월 개봉을 앞둔 ‘화란’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김창훈 감독의 장편 입봉작으로,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칸에서의 첫 스크리닝 이후 평단의 호평을 모으며 4분여간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류 톱스타이자 데뷔 15주년을 맞은 베테랑 배우 송중기를 제외하곤, 감독부터 홍사빈, 김형서 등 주요 배우들이 전부 신인이란 점도 주목받았다.

홍사빈은 지난 5월 생애 첫 칸 레드카펫을 밟았을 당시 매체들과 인터뷰 중 송중기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던 바 있다. 홍사빈은 당시 심경에 대해 “칸에 갔을 때가 자연스러운 상황은 아니었다. 너무 정신이 없고 새로운 환경에 많이 노출돼서인지 어느 순간 자신을 내려놓게 되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 순간 긴장이 풀리며 당연한 마음으로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 기사가 나간 후 선배님께선 ‘뭘 또 그런 걸로 우냐’며 절 다독여주셨는데, 중기 선배님을 생각하면 언제라도 또 울 수 있을 정도다. 얼마 전 다른 작품 촬영장에 선배님이 커피차도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고 고마움을 재차 표현했다.

홍사빈이 연기한 주인공 ‘연규’는 의붓아버지의 학대,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지옥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소년이다. 연규는 언젠가 엄마와 네덜란드(화란)로 떠날 날을 꿈꾸며 학업도 제쳐둔 채 열심히 배달 일로 돈을 번다. 하지만 이복 여동생 하얀(김형서 분)을 괴롭히는 남학생들을 대신 응징해주다 폭력 사건에 얽히고, 수백만 원의 합의금을 물어줘야 할 위기에 ‘치건’을 만나 뜻밖의 도움을 받는다. 친아버지와의 기억이 없는 연규에게 ‘치건’은 처음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세상을 알려준 남자 어른이었다. ‘화란’은 연규와 치건의 관계성, 두 사람을 둘러싼 상황의 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의 누아르적 색채, 어둡고도 처절한 성장극의 색깔이 홍사빈과 송중기의 깊은 케미에서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사빈은 송중기와의 작업 과정에 대해 “처음에는 되게 낯설고 생소했다”며 “제가 항상 멀리서 뵀던 분이라서 생경했는데 선배님이 저를 배우 대 배우로서 대해주시기도 했고, 상대 배우로서 호흡 면에서도 저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게 점점 더 느껴지며 자연스레 마음을 열게 됐다. 감사한 일이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화란’처럼 긴 시간의 호흡을 들여 연기할 기회가 적었지만, 이제까지 연기를 하며 많이 도와주시고 믿어주신 분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선배님의 도움과 배려가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와닿더라”며 “현장에서 저를 대해주신 방법이나 이끌어주신 마음에서 가식과 포장이 아닌 진심이 느껴졌다. 진심 앞에선 장사가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송중기를 통해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잡은 적도 많았다고 했다. 홍사빈은 “송 선배님을 통해 허투루 만들어지는 장면이 없음을 가장 많이 배웠다”며 “대본을 대하는 태도도 그렇고, 선배님께서 한신을 찍으며 준비해오시는 방법들과 연기적 선택들이 너무나 다양했다. 그 다양함을 지켜보며 저 역시 자극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매 장면을 신중하고 귀하게 대하셨고, 몸소 나서서 매번 리허설을 행하셨다. 아무래도 저로선 아직 경력이 적다 보니 연습을 좀 더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 있는데, 그럴 때 세트 뒤에서 선배님이 연습을 도와주시기도 하셨다”고 부연했다.

또 “지금의 저도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저런 분이 내게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나타났다면 지금쯤 훨씬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다”며 “연기도 연기지만, 개인적으로 배우에게 더 중요한 건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송중기 선배님은 제게 좋은 배우의 태도를 알려주신 분”이라고 존경을 드러내기도.

아직은 주인공의 타이틀이 어색한 신인의 입장에서, 송중기를 보며 관객을 대하는 매너를 어깨너머로 배우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홍사빈은 “송중기 선배님과 형서 씨(가수 비비)가 아무래도 저보다는 관객과 대중을 만나는 태도에 있어서 훨씬 노하우와 경력이 많은신 분들이니 그분들을 보며 애써 따라가보려 노력 중”이라며 “손인사할 때 손가락을 몇 개나 접나 등등 자세히 따라해보려 하는데 연습한다고 잘 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어 웃음을 안겼다.

홍사빈은 차기작인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의 공개도 앞두고 있다. 마침 ‘운수 오진 날’에선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송중기와 호흡한 선배 이성민과 합을 맞춘다고. 홍사빈은 이에 대해 “드라마를 거의 안 찍어봐서 많이 배우고 있는 단계”라며 “역시 ‘재벌집’ 가문의 핏줄은 다르다 느낀 게 이성민 선배님도 제게 너무 잘 해주셨다. 얼마 전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선배님께서 먼저 제게 하이파이브를 걸어주셨다. 이 역시 참 따뜻했던 기억”이라고 전했다.

한편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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