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인적분할'이 옳았다… 글로벌 빅파마 3곳 중 2곳 시총 늘어

석지헌 기자I 2022.11.25 09:36:21

머크, 오가논 상장 후 시총 3% 늘어
사노피, 유로에이피아이 상장 후 시총 5% 늘어
GSK, 헤일리온 상장 후 시총 10% 빠져
SK케미칼, SK바사 상장 후 시총 1.3조원 떨어져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글로벌 빅파마들의 사업부 분사 움직임이 한창인 가운데 대부분이 인적분할 방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곳 중 2곳은 분사 후 실제 시가총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MSD(머크)와 사노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화이자 등 분사를 실시한 3곳 중 2곳의 시가총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할 전보다 분할 뒤 두 회사 시총의 합이 대체로 커지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통상 인적분할을 하면 시가총액이 상승한다는 과거 조사 결과가 옳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21일 <‘인적분할’하는 글로벌 빅파마… 국내 ‘쪼개기 상장’에 경종> 보도를 통해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의 사업 분사 흐름을 다뤘다. 이들은 분할 비율에 따라 보유 지분을 나눠주는 인적분할 형태로 헬스케어 분야를 분사했다.GSK와 화이자의 합작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는 2018년, 머크와 사노피는 각각 2020년부터 분사 계획을 밝혔고 분사된 회사는 모두 상장을 마쳤다.

구체적으로 머크는 2020년 2월 5일 오가논 분사 계획을 처음 밝혔다. 분사 발표 3개월 전 머크 시총은 2019년 11월 8일 기준 2206억3500만 달러에서 분사 발표 후 3개월 차에는 7.4% 감소한 2042억29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후 2021년 6월 3일 오가논 상장 후 머크 시총은 상장 3개월 전인 2021년 3월 3일 1886억1000만 달러에서 상장 후 3개월이 지나자 1859억2900만 달러로 떨어졌다. 하지만 오가논의 당시 시총인 85억9000만 달러를 더하면 모회사 시총은 1945억1900만 달러로, 3.1% 늘었다. 당시 머크는 기존 주주들에게 1주당 오가논 주식 0.1주를 지급했다.

사노피는 2020년 11월 13일 원료의약품 기업 ‘유로에이피아이’를 분사하겠다고 처음 발표했다. 유로에이피아이는 올해 5월 6일 프랑스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사노피가 분사를 발표하기 3개월 전 시총은 1129억4700만 달러였다. 발표 후 3개월 뒤 시총은 1026억7400만 달러로 9%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유로에이피아이가 상장한 후 사노피 시총은 상장 전 3개월 전 1217억671만 달러에서 상장 후 3개월 뒤 1260억5238만 달러로 오히려 늘었다. 여기다 에이피아이 당시 시총(16억600만 달러)까지 더하면 전체 시총은 1276억5838만 달러로 불어난다. 모회사 시총은 결과적으로 5% 가량 늘었다. 사노피 투자자들은 사노피 23주 당 유로에이피아이 1주를 배당받았다.

GSK와 화이자에서 분사한 헤일리온의 경우 분사 이후 GSK 시총이 10% 가량 줄었다. 헤일리온은 2018년 12월 19일 처음 분사를 발표했고 2022년 7월 19일 런던 거래소에 상장했다. 분사 발표 3개월 전 GSK 시총은 877억7300만 달러였지만, 발표 후 시총은 오히려 887억700만 달러로 불어났다. 하지만 헤일리온이 거래되기 3개월 전 GSK 시총은 1064억800만 달러였지만 헤일리온 상장 후 3개월 뒤 시총이 655억9700만 달러로 줄다. 당시 헤일리온 시총(294억6100만 달러)을 더해도 950억5800만 달러로 10% 가량 줄어든 셈이다. GSK주주는 주당 헤일리온 주식 1주를 받았다.

한편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은 인적분할 보다는 물적분할을 택하고 있다. 물적분할을 통해 상장까지 간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다. SK바사는 물적분할 후 모회사 가치가 1조원 이상 떨어졌다. 회사는 SK케미칼(285130)로부터 2018년 7월 1일 분사 후 2021년 3월 18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SK바사 상장 3개월 전 SK케미칼의 시총은 2020년 12월 18일 기준 4조5321억원이었다. 하지만 상장 후 3개월 뒤 시총은 1조3534억원 감소한 3조1787억원으로 줄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