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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밴드 탄생 어렵네…'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조용히 퇴장

김현식 기자I 2022.10.01 07: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글로벌 K밴드’를 단번에 탄생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Mnet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이하 ‘그서인’)이 큰 화제를 뿌리지 못한 채 29일 진행된 파이널 생방송을 끝으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음악 전문 채널 Mnet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글로벌 밴드 육성을 목표로 내걸고 지난 7월 론칭한 프로그램이다. 방송 시작 전 Mnet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았다.

MC로는 밴드 못 노는 애들 드러머로 ‘대학가요제’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배우 윤박이 나섰고, 적재, 페퍼톤스, 노민우, 엔플라잉, 쏜애플 윤성현, 김재환, 소란 고영배, 권은비 등이 참가팀들을 이끌 ‘팀 리더’ 역할을 맡았다.

이 가운데 제작진은 60여년 전 자취를 감춘 전설의 한국인 밴드 ‘더 그레이트’로 활동한 천재 뮤지션 ‘미스터 지’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밴드 발굴에 나선다는 세계관을 덧입히는 등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당기기 위한 색다른 장치도 더했다.

하지만 ‘그서인’은 방송 내내 화제성이 낮았다. 시청률은 0%대에 머물렀고 콘텐츠영향력지수(CPI) 예능 부문 10위권 내에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밴드 업계 관계자들은 출연팀들의 다양성 부족을 화제몰이 실패의 원인으로 꼽는다. ‘그서인’에는 총 300여팀이 지원했으나 그 중 단 18팀만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방송에 소개된 팀이 적었을뿐더러 출연팀들의 음악 및 팀 색깔 또한 다채롭지 않았다는 평이다.

한 밴드 기획사 관계자는 “헤비메탈, 펑크 등 밴드 특유의 날 것 같은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출연팀이 없었고 라인업이 팝 밴드 위주라 보는 재미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여타 음악 예능 및 서바이벌 프로그램들과 달리 출연팀들이 유명곡이 아닌 자작곡으로 초반 경연을 펼치게 한 점은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았다. 각 팀의 개성과 합을 보여줬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었으나 폭넓은 시청층을 흡수하는 데 있어 제한 요소가 됐다.

출연팀 대부분이 활동 경력이 짧아 날 선 대결이 펼쳐지기 어려운 판이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밴드 업계 관계자는 “경험이 부족한 팀들이 모였다보니 각자의 실력을 보여주기 급급했다. 그렇다 보니 참가자들 간의 경쟁 구도에 힘이 빠져 서바이벌 특유의 재미가 살지 못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다행스러운 점은 프로그램의 화제성은 떨어졌으나 상위권에 오른 일부 출연팀들이 ‘그서인’을 통해 일정 부분 붐 업 효과를 봤다는 점이다.

앞으로 펼쳐질 전국투어가 ‘그서인’ 해당 팀들의 인기 상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판이 될 전망이다.

투어에는 우승팀 터치드를 비롯해 설(SURL), 유다빈밴드, 나상현씨밴드, W24, D82, 오월오일, 헤이맨 등 ‘그서인’ 톱8에 오른 팀들이 함께한다. 포문은 오는 10월 1~2일 파이널 생방송 진행 장소였던 서울 올림픽공원 SK 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다.

‘그서인’ 출연팀이 속한 기획사 관계자는 “‘그서인’ 출연으로 1020 팬층이 확실히 늘어났고, 행사 섭외 건 수도 증가했다”고 분위기를 전하면서 “투어를 통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소속 밴드의 무대 경험과 열성 팬층이 증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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