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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물가상승률 2.5%, 연간은 2%대..10년 저물가 시대 끝내나

이윤화 기자I 2021.07.01 00:00:00

이데일리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설문조사
전문가 평균치 6월 2.5%, 연간 2%대 수준

사진=뉴스1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최근 10년간 이어졌던 저물가 시대를 끝내고 한국은행의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6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국제유가 오름세, 전월세 가격 등 집값 상승 등에 의해 2% 중반대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기준으로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29일 이데일리가 국내외 금융기관 6곳의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6월 전년 동기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 평균 수치는 2.5%로 조사됐다. 대부분 5월(2.6%)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2% 중반대로 예상했다.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의 평균치는 2%로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에 수준이다.

기저효과 6월까지 이어지고 백신접종 속도 예상보다 빠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 등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이달까지 이어지고, 백신보급 가속화 등을 물가상승 지속의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0.0%로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남아있단 것이다.또 국제유가는 지난해 4월 사상초유의 마이너스 유가(서부 텍사스산 원유 기준 -37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6월 70달러대를 웃돌고 있다. 1년 전 60달러대 보다 높은 수준이다.

박성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 6월 물가는 지난해 기저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70달러대를 웃도는 국제유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원자재 등 요인에 전년비 상승률이 2.6%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신보급 속도도 빨라지면서 올해 하반기 서비스 물가 부문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1년 전 물가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전년 동월 대비 6월 물가 상승률은 2.7% 정도를 예상한다”면서 “연간 물가상승률은 목표 수준인 2%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보급이 빨라지면서 하반기 수요 증대, 서비스 물가 상승 등으로 연간 물가 전망치가 2%를 웃돌 것이라고 보는 전망도 있었다. 정부가 집단면역 달성 시점을 당초 목표인 11월에서 최대한 앞당긴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28일 기준 국내 백신접종률은 30%(29.8%)에 달한다. 집단면역(전국민의 70%가 접종)이 형성됐다고 간주하는 시기를 이르면 9월까지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등 공급 차원뿐만 아니라 백신접종률이 당초 전망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하반기 서비스 물가의 상방 압력이 높은 만큼 연간 물가상승률은 2%를 웃도는 2.2%를 전망한다”고 했다.

“연간 물가 최대는 2%, 인플레 우려 수준은 아냐”

반대로 이달부터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2% 중반 아래로 내리면서 오름세가 꺾일 것이란 예상도 있다. 코로나19 기저효과 최정점 시기를 5월로 보면서 서서히 작년 기저효과가 줄고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연간 물가 수준을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연간 물가상승률은 2%대에 가깝거나 그보다 소폭 낮은 수준으로 봤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이 기저효과 최정점으로 보고 있어 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물가상승률이 2%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제유가 오름세가 생각보단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부의 관리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연간 물가상승률이 2%를 넘기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6월은 농축수산물 가격 등 계절적으로 상승 부담이 크지 않으며, 지난해 기저효과도 4~5월 대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하반기로 갈수록 완만해지면서 연간 물가상승률은 1.9%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또 외식, 여행 등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이는 수요 차원의 물가가 급등할수는 있겠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가격 저항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었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행 비행기 값이 150만원까지 오른다면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백신접종률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이어져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수는 있겠지만 서비스물가 등이 급등하면 한편에서는 가격 저항도 생긴다”면서 “연간 물가상승률은 1.8%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도 지난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식료품·에너지 등 공급 요인을 뺀 근원물가만으로도 물가목표인 2%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 만큼 오는 8월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은은 앞서 지난 5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3%에서 1.8%로 올린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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