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도깨비' 김신이 '델루나' 장만월을 만나면?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보영 기자I 2019.08.30 09:55:03

'도깨비'·'호텔 델루나' 유사성…세계관 병합으로
'상플'로 이어진 신드롬에 시청률도 상승
tvN "다양한 시선, 관점으로 2차 콘텐츠 생산해갈 것"

(왼쪽부터)지난 2016년 말 방영된 tvN ‘도깨비’, 지난 7월부터 방영 중이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 (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장만월이 김신을 만난다면 365일 중 360일은 재난주의보 문자가 날아오지 않을까요?”

“구찬성 지은탁 둘이 치고박고 싸운 흔적들 뒤치다꺼리하느라 매일 정신 없을 듯.”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방송 초 2017년 종방한 같은 채널 드라마 ‘도깨비’의 성별만 반전시킨 작품이란 비판이 따라다녔다. 주인공이 초월적 존재가 돼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는 설정과 유아독존에 괴팍한 성격,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 전개 등 비슷한 세계관이 기시감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회가 지나고 ‘도깨비’와 다른 ‘호텔 델루나’만의 전개가 호평을 얻으면서 기시감은 상상력으로 변했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캐릭터가 현실에서 만난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지 누리꾼,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기심이 생겨난 것이다.

호기심은 두 드라마의 세계관 병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이 ‘도깨비’와 ‘호텔 델루나’의 주요 장면, 대사들을 교차 편집해 두 캐릭터가 실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제작한 ‘매시업’(mash up) 영상과 가상 대화글이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자들의 상상력이 빚어낸 ‘제3의 콘텐츠’가 ‘호텔 델루나’의 콘텐츠 영향력과 화제성에 시너지를 불어넣었다는 분석이다.

도깨비·델루나 패러디 인기

지난 8월 2일 한 시청자가 유튜브에 업로드한 ‘[도깨비X델루나]김신과 장만월이 만나 친구로 지낸다면?’이란 제목의 매시업 영상은 3주 만에 조회수 166만 3629회를 기록했다. 김신(공유 분)과 장만월(아이유 분)의 독특한 성격과 특유의 말투가 잘 드러나는 장면들을 적절히 교차 편집해 ‘티격태격’의 케미스트리를 적절히 살렸기 때문이다. 각 캐릭터의 상대역인 지은탁(김고은 분), 구찬성(여진구 분)이 등장하는 장면도 적절히 배치해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해당 영상을 시청한 누리꾼들은 “방송사가 해내지 못한 한국 드라마 간 세계관 병합을 시청자들이 해내고 있다”, “(두 캐릭터의 매시업이)이렇게 인기가 많은 만큼 tvN에서 진짜 매시업 영상을 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15일 다른 시청자가 올린 ‘장만월과 김신이 만난다면?’이란 제목의 매시업 영상은 신에게 원죄를 받아 전생의 아픈 기억을 품은 채 불로불사의 삶을 이어나가는 두 캐릭터의 상황을 조합해 새 슬픈 사랑이야기를 탄생시켰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43만회를 기록했다.

이 영상들이 인기를 얻자 장만월과 지은탁, 장만월과 저승사자(이동욱 분), 구찬성과 지은탁의 만남 등 각 드라마 상대역과의 조우를 가정한 영상들도 잇따라 등장하는 추세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서는 이를 ‘상플’(상상플러스)이란 신조어로 부르며 적극 소비하고 있다.

두 주인공의 가상대화를 나열한 ‘상플’, ‘망상글’도 영상 못지 않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두 캐릭터가 실제로 만나면 고구려 시대를 산 장만월(1300세)이 고려 시대부터 존재한 김신(935세)보다 누나(?)이기 때문에 김신이 꼼짝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 남다른 성깔을 가진 둘이 한 번 싸우면 이들의 감정선에 날씨가 좌우되는 만큼 서울 하늘에 재앙이 내릴 것이라는 분석도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시청층 유입 증가…2차 콘텐츠 개발해나갈 것

이 같은 성원에 힘입어 방송 초 7~8%대(닐슨코리아 가구 평균 통합 유료플랫폼 시청률 기준)를 기록하던 ‘호텔 델루나’ 시청률은 후반 10%(14회)까지 증가했다. CJEN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개발한 콘텐츠영향력지수에서도 ‘호텔 델루나’는 6주 연속 1위(326.8)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생 최민지(24)씨는 “tvN 드라마가 판타지 등 장르물에 강하고 마니아층이 탄탄한 만큼 tvN 드라마끼리 세계관을 병합한 2차 가공 콘텐츠만 만들어도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성원하는 만큼 tvN 차원에서 ‘호텔 델루나’와 ‘도깨비’를 합한 ‘달깨비’ 세계관 콘텐츠를 선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텔 델루나’ 제작진 측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이 수동적인 형태에서 좀 더 능동적인 형태로 변모하면서 이루어진 현상이라고 본다”며 “이 같은 변화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tvN 관계자는 “‘호텔 델루나’는 다양한 2차 콘텐츠를 생산해낼 가능성이 많은 작품”이라며 “작품이 가진 다양한 매력이 돋보일 수 있게 작품 안에서도 여러 시선과 관점, 주제로 재미있는 2차 콘텐츠들을 기획, 제작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tvN 드라마 ‘도깨비’와 ‘호텔 델루나’의 세계관을 합친 매시업 패러디 영상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