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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작가는 없고 작품만 있다. 아니 작가가 있기는 하다. 누구도 얼굴을 본 적 없으니 하는 말이다. 숨은 기부자처럼 ‘남몰래’ 작품만 남기고 사라지길 30여년.
영국의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48) 얘기다. 덕분에 그의 작품에는 ‘익명의 자유’가 넘실거린다. 문화가 됐든 정치가 됐든 권력을 꼬집는 데 추호의 망설임이 없다. 소비주의에 물든 미술관을 비웃고 환경파괴에 앞장서는 행정가를 비난하고 전쟁이 수단인 권력자를 조롱한다. 굳이 왜? 사실 우린 답을 알고 있다. 정작 본질은 놓치고 껍데기에 열광하는 세상이 ‘웃긴다’ 싶은 거다.
‘폭탄을 안은 소녀’(Bomb Hugger·2015)는 그의 이른바 ‘폭탄시리즈’ ‘소녀시리즈’ 중 한 점이다. 골판지에 스텐실(판에 구멍을 뚫고 잉크를 통과시켜 찍어내는 공판화 기법)로 제작한 작품은 뱅크시의 역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던져버려야 할 폭탄은 품고, 품어야 할 꽃다발은 던져버리는(대표작 ‘꽃을 던지는 사람’) 극적인 반전 말이다. 그 상황에도 놓치지 않는 ‘발랄한 위트’는 덤이다. 빨간 하트가 별처럼 빛난다.
6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일로 KG타워 아트스페이스 선서 셰퍼드 페어리, 존 원, 존 마토스 크래시, 제우스, 빌스와 함께 연 그라피티 아티스트 기획전 ‘스트리트 아트’에서 볼 수 있다. 골판지에 스텐실. 23×27㎝. 작가 소장. 이데일리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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