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토요타와 렉서스는 할인에 인색하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판매에 직격탄을 맞은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이 일본 브랜드들이 폭풍 할인을 통해 재고를 털어내는 동안에도 토요타와 렉서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백기를 든 건 지난해 12월이다. 캠리, 아발론, 시에나 등 주요 모델에 200만~400만원 수준의 할인을 진행했다. 할인을 거의 진행하지 않던 렉서스도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까지 할인을 붙였다. 통상 5~10% 할인을 진행하는 벤츠나 BMW 같은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서는 할인폭이 적지만 업계의 관심을 끌만했다.
렉서스코리아는 지난 1월 509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1533대) 대비 67% 감소했다. 토요타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420대로 지난해 동기(1047대) 대비 60% 급감했다.
그간 할인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온 렉서스도 조용히 할인에 돌입했다. 렉서스의 플래그십 세단 LS는 500만원 가량 진행하던 할인을 올해 들어 1300만원까지 높였다. 1억원이 넘는 가격을 감안해도 꽤 큰폭이다. 재고 처리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전한 베스트셀링 모델 ES는 재고가 없어 4% 가량 기본 할인만 해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렉서스가 할인에 백기를 든 것은 불매운동의 타격이 예상보다 크고 길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재고 할인과 더불어 신차를 출시하고 곧바로 할인을 진행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본자동차 브랜드들은 3월1일 삼일절 이후 2분기부터 정상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토요타가 국내 20대 한정으로 GR수프라를 출시한데 이어 2월에는 캠리 스포츠 에디션인 캠리 XSE를 200대 한정으로 공개했다. 재고 걱정이 없는 한정판 마케팅을 한 것이다. 렉서스 역시 이번 달 부분 변경된 RX를 출시해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강력한 불매운동에 일본 브랜드의 자동차 판매에 강력한 제동이 걸렸다. 일본차 업체들은 강도 높은 할인으로 분위기 타파에 나서면서 소비자의 지갑이 열릴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