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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평상 김서형 "영화 문 많이 두드려, 30년 시간 감사"…눈물의 주연상[종합]

김보영 기자I 2023.09.21 18:43:59
(왼쪽부터)김서형, 류준열.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김서형과 류준열이 영화 평론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배우에 등극하는 영광을 안았다. 두 배우의 영평상 주연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들의 진심어린 눈물 소감에 시상식장이 감동으로 물들었다.

제43회 영평상(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앞서 수상자(작)들은 지난 4일 사전에 발표됐다.

올해의 최우수작품상 영예는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에 돌아갔다. 영평상 측은 “한국 영화의 새로운 방향성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시상 취지를 설명했다. ‘다음 소희’ 김지연 프로듀서는 정주리 감독과 배우 배두나 김시은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눈물을 흘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드림팰리스’ 가성문 감독 역시 어려운 환경에서 ‘드림팰리스’를 완성할 수 있도록 힘써 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털어놓으며 울컥하는 모습으로 객석의 위로와 환호성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올빼미’에서 맹인 침술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류준열의 품으로 돌아갔다. 여우주연상은 스릴러물 ‘비닐하우스’로 김서형이 받게 됐다. ‘밀수’의 김종수가 남우조연상을 차지했다. 여우조연상은 ‘드림팰리스’ 이윤지가 영예를 안았다. ‘올빼미’의 안태진 감독이 신인감독상을 받았고, 신인남우상은 ‘크리스마스 캐럴’의 진영이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류준열은 “데뷔하고 이렇게 설 수 있는 자리, 혹은 출입국을 위해 오갈 때 직업란에 자신의 직업을 적는 순간이 있다. 그 때마다 ‘영화배우, 영화인’이라고 적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선뜻 쓰기 어려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 감정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쑥스러움일 수 있고, 부끄러움일 수 있고, ‘영화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영화인이라고 해도 되나’ 죄책감 비슷한 것도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를 함께 즐겨 주시고 평론해주시는 분들이 선택한 상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덕분에 앞으로는 영화인이라고 나를 소개하는데 있어서 앞서 말씀 드린 감정들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밝혔다. 특히 이날 현장은 류준열의 학창시절 은사님과, 부친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여우주연상의 김서형은 기쁨과 감동에 오열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서형은 “제가 연기를 한 지 30년이 됐더라. ‘비닐하우스’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작품”이라고 운을 떼며 “그 전에도 단편영화, 독립영화에 관심은 많았다. 배우들은 늘 좋은 시나리오에 목말라 있다. 그 선상에서 저는 좋은 시나리오를 만났던 것 같다”고 작품에 영광을 돌렸다.

그는 “이솔희 감독님이 직접 쓰고, 연출한 작품인데 지독하게 주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편으로는 나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올해 주거공간을 다룬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비닐하우스’도 주거공간이 획일화된 대한민국 안에서 ‘누가 약자고 강자일 것이냐’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우리가 평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어떤 공간이든 꿈이 있기 마련이다. ‘비닐하우스’를 함께 하면서 나는 불행이 아니라 희망을 바랐다. 그래서 행복했다”는 진심을 털어놨다.

김서형은 ”내가 연기를 할 수 있게끔 지붕이 되어준 지난 30년의 시간에도 너무 깊이 감사드린다. 드라마로는 많이 인사 드렸지만 영화 문을 참 많이 두드렸다“고 고백했다. 또 이내 울컥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려 뭉클함을 자아냈다. 김서형은 마지막으로 ”영화로서 문이 열린 스타트가 바로 오늘이다“라고 선언하며 ”너무나 감사드리고, 저에게 단비를 내려주시고 적셔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함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류승완 감독의 ‘밀수’는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기술상(미술), 음악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올빼미’도 남우주연상(류준열)과 신인감독상(안태진), 촬영상 3관왕을 기록했다.

공로영화인상은 이우석 동아수출공사 회장이 수상했고, 공로평론가상엔 정중헌 회원이 선정됐다. 정 회원은 청룡영화상을 부활시킨 주역으로, 청룡영화상 운영 및 심사위원으로 적극 활동하며 영화평론가로서 족적을 뚜렷이 남긴 업적을 인정받았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FIPRESCI KOREA)상의 주인공은 국내 영화 부문은 ‘비밀의 언덕’ 이지은 감독이, 국외 영화 부문은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앤소니 심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편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들은 각 부문과 별도로 작품 미학성에 주목해 올해 발군의 열 작품을 ‘영평 10선’으로 결정한다. 매해 영평 10선은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 100선’ 선정 때 참고 기준이 되는 중요 데이터가 되기도 한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지난 1일에 개최한 본 심사회의에서 수상자(작)들을 선정했고, 올해로 제43회를 맞는 시상식을 오는 21일(목)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연다.

◇이하 수상작(자) 명단

최우수작품상: ‘다음 소희’

공로영화인상: 이우석 회장

공로평론가상: 정중헌 회원

감독상: 가성문 ‘드림팰리스’

여우주연상: 김서형 ‘비닐하우스’

남우주연상: 류준열 ‘올빼미’

여우조연상: 이윤지 ‘드림팰리스’

남우조연상: 김종수 ‘밀수’

신인감독상: 안태진 ‘올빼미’

신인여우상: 김시은 ‘다음 소희’

신인남우상: 진영 ‘크리스마스 캐럴’

기술상: 이후경 (미술) ‘밀수’

각본상: 김현정 ‘흐르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FIPRESCI KOREA)상: 국내영화 부문 ‘비밀의 언덕’ 이지은, 국외영화 부문 ‘라이스보이 슬립스’ 앤소니 심

촬영상: 김태경 ‘올빼미’

음악상: 장기하 ‘밀수’

독립영화지원상: 극영화 부문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김세인 감독, 다큐멘터리 부문 ‘수프와 이데올로기’의 양영희 감독

신인평론상: 최우수 김윤진, 우수 송상호

■영평 10선

‘영평 10선’ : (사)한국영화평론가협회(영평) 선정 10대 영화(가나다 순)

‘같은 속옷을 입은 두 여자’

‘다음 소희’

‘드림팰리스’

‘물안에서’

‘밀수’

‘비닐하우스’

‘비밀의 언덕’

‘올빼미’

‘킬링로맨스’

‘희망의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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