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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인삼공사는 9일 홈인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팀 전주 KCC를 84-74로 눌렀다. 이로써 인삼공사는 챔프전을 4전 전승으로 마감하고 2016~17시즌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2011~12시즌, 2016~17시즌에 이은 통산 3번째 우승이다.
정규리그 3위로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인삼공사는 6강 PO, 4강 PO에 이어 챔프전까지 10경기를 연속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PO와 챔프전에서 전승으로 우승한 것은 인삼공사가 역대 3번째다. 앞서 2005~06시즌 서울 삼성, 2012~13시즌 현대모비스가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때 삼성과 현대모비스는 6강 PO를 거치지 않고 4강에서 PO를 시작해 7전 전승으로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 인삼공사처럼 6강 PO부터 출발해 10전 전승 우승을 이룬 것은 처음이다.
반면 KCC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과 라건아를 앞세워 통산 6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3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했지만 인삼공사의 돌풍을 막지 못하고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다.
시즌 후반에 인삼공사에 합류해 팀을 완전히 바꿔놓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86표 중 55표를 받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설린저는 이날 챔프전 4차전에서 무려 42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는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승기 감독은 2015년 8월 감독 대행으로 인삼공사 지휘봉을 잡고 그해 12월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뒤 5년여 만에 자신의 2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뤄냈다.
앞선 챔프전 3경기에서 KCC를 압도했던 인삼공사는 4차전에서도 내내 여유있게 리드를 지키면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KCC도 마지막 4쿼터에서 점수차를 좁히면서 추격에 안간힘을 썼지만 설린저를 앞세운 인삼공사의 완벽한 경기 운영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설린저는 3점슛 4개 포함, 42득점을 책임지는 괴력을 발휘했다. 리바운드도 15개나 잡고 어시스트와 스틸도 각각 4개, 3개씩 기록하는 등 코트를 지배했다. 정규리그 MVP 송교창이 설린저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세근도 ‘설린저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20득점 7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다. 이재도는 득점은 5점에 그쳤지만 어시스트를 10개나 기록하고 리바운드도 6개를 잡는 등 궂은 일에 앞장섰다. KBL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는 문성곤 역시 KCC 토종에이스 이정현을 단 7득점으로 묶으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인삼공사는 이날 가로채기를 12개나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도 KCC를 압도했다.
KCC는 송교창이 22점을 기록하고 라건아가 12점 18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지만 턴오버를 15개나 범하면서 끝내 인삼공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3점슛 성공률이 24%(5/21)에 그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