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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한국 선수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단독 선두에는 8언더파 64타를 친 안나린(25)이 자리했고 박주영(31)과 전인지(27)가 7언더파 65타 공동 2위로 뒤를 이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 선수들의 LPGA 투어 통산 200승 달성 여부다. 지난 11일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고진영(26)이 정상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 통산 승수를 199승으로 늘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통산 200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출전 선수 84명 중 절반이 넘는 49명이 한국 선수인 만큼 통산 200승 달성의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안나린과 박주영, 전인지 등 한국 선수들이 이번 대회 첫날 상위 13명 이내에 8명 포진하며 한국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한국 선수들은 첫날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리한 건 KLPGA 투어 통산 2승을 차지한 안나린이다. 그는 보기를 단 1개로 막고 버디 9개를 낚아채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이번 대회 첫날 단독 선두에 올랐다.
10번홀에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안나린은 12번홀과 13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버디 행진은 멈출 줄 몰랐다. 그는 15번홀부터 17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적어내며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18번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지만 안나린은 침착했다. 3번홀과 4번홀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안나린의 마무리도 완벽했다. 그는 6번홀과 7번홀에서 다시 한 번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8언더파를 완성했다.
안나린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다음 샷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데 집중했다. 몇 번의 실수가 있었지만 퍼트가 잘 된 덕분에 7언더파라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이번 대회 마지막 날까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겨울 LPGA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도전할 예정인 안나린은 이번 대회에서 LPGA 투어 첫 우승과 함께 한국 선수 통산 200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싶어 골프를 시작한 만큼 하루빨리 미국에 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통산 200승을 달성하고 LPGA 투어에 직행하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우승을 목표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는 안시현, 이지영, 홍진주, 백규정, 고진영까지 총 5명의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고진영의 경우 2017년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LPGA 투어에 진출해 4년 만에 LPGA 투어 통산 10승을 거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KLPGA 투어의 맏언니 박주영도 첫날 공동 2위에 오르며 프로 데뷔 첫 우승으로 LPGA 투어 우승으로 장식할 기회를 잡았다. 지금까지 KLPGA 투어 대회 246차례 출전한 박주영은 아직까지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그가 이번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하면 2019년 236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안송이(31)의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그는 “올 시즌 우승을 아쉽게 놓친 적이 있지만 우승했다고 생각하고 골프를 치고 있다. 매 대회 감정을 제외하고 치려고 노력 중”이라며 “내가 LPGA 투어 통산 200번째 우승의 주인공이 되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지금까지 해온것처럼 한 타, 한 타 집중해 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LPGA 투어 선수 중에는 전인지가 우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낚아챈 전인지는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좋겠다. 그러나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려고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할 수 있는 골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에도 기분 좋은 추억을 다시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남은 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