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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6개 도시에서 열리는 2019 U-20 월드컵에 출전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은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F조에 편성됐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는 이탈리아를 꺾고 우승한 강팀이다. 아르헨티나는 이 대회에서 역대 가장 많은 여섯 차례나 우승한 나라로 한국은 이른바 ‘죽음의 조’에 속하게 됐다.
한국을 포함해 24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U-20 월드컵은 4개국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조 1∼2위는 16강에 직행하고 조 3위 중 성적이 가장 좋은 4개국이 16강에 추가 합류한다. 죽음의 조에 속한 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소 1승은 거둬야 한다. 역대 대회를 돌아보면 16강에 진출하려면 승점이 4점은 돼야 안심할 수 있다.
한국이 이번 대회 16강 진출을 위해 사용하는 전술은 ‘선수비 후역습’이다. 정정용 감독은 한국보다 강한 상대들과의 대결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카운터어택을 선택했다. 지난 3월 스페인 전지훈련부터 일단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 훈련을 계속해온 한국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카운터어택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 카운터어택의 핵심은 이강인(발렌시아)과 조영욱(FC서울), 전세진(수원삼성)이다. 역습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킬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미드필더와 골 결정력과 빠른 스피드를 갖춘 공격수가 필요하다. 정정용 감독은 이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이강인에게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기고 조영욱과 전세진을 최전방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의 장점은 중원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날카로운 패스뿐만이 아니다. 이강인은 개인기와 볼 키핑 능력을 갖추고 있어 중원에서 공을 잘 뺏기지 않는다. 여기에 중거리 슈팅 능력까지 갖춰 중원의 해결사로 손색이 없다.
조영욱과 전세진은 최전방에서 득점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2년 전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도 참가했던 조영욱은 “두 번째 U-20 월드컵 출전인 만큼 이전 대회(16강)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며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카운터어택을 추구하는 한국에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은 측면 공격이다.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리한 중앙 돌파를 고집하기보다는 측면을 이용해 목적 있는 크로스, 협력 플레이 등으로 득점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정용 감독이 가장 믿고 있는 측면 카드는 엄원상(광주FC)이다. 엄원상은 측면에서 공을 잡았을 때 단번에 치고 나가는 속도가 으뜸이다. 개인기와 볼 키핑 능력까지 좋아 상대 수비수 1~2명은 쉽게 제치고, 최전방 공격수에게 내주는 크로스도 좋다. 엄원상이 측면에서 흔들어주고 조영욱과 전세진 등이 마무리한다면 죽음의 조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한 준비의 시간을 끝났다.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10시 30분 비엘스코-비아와에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 일정에 돌입한다. 정정용 감독은 “우리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선수들도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이제부터는 이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