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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이탈한 ‘에이스’ 안우진을 대신해 올해 전 경기 불펜 등판한 이승호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사실상 ‘오프너’의 역할을 부여받은 상태였으나, 자신의 시즌 최다 투구수(48구)를 갈아치우며 4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역투를 했다. 오히려 SSG 숀 모리만도가 2⅓이닝 9피안타 6실점(5자책점)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난 뒤 홍원기 감독은 “임시 선발 이승호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며 “오늘 3이닝 50개까지 봤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 4회까지 버텨줬던 게 컸다”고 돌아봤다.
이승호가 버티는 사이 키움은 10안타 6득점을 몰아쳤다. 0-1로 끌려가던 2회 안타로 출루한 김태진을 신준우가 기습 번트로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었다. 3회엔 타선이 6안타를 몰아치며 5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홍 감독은 “저희가 2, 3차전에서 공격 활로를 뚫지 못했다. 동점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2회 번트를 댔다”면서 “전병우는 공격의 물꼬를 텄고, 신준우의 재치 있는 플레이가 나머지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우는 데 큰 몫을 했다”고 추켜세웠다.
5회 불펜이 가동된 이후 양현, 이영준, 김선기, 김재웅, 최원태까지 총 5명의 투수가 동원됐다. 최대 위기는 7회 찾아왔다. 김선기가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위기에서 김재웅이 마운드를 이어받았고, 최정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추가 실점 없이 3점 차 리드를 유지하며 승리를 지켰다.
김 감독은 “오늘 위기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때마다 고민을 한참 했다”면서 “오늘 순서대로 올라간 투수들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했다. 또 “오늘이 1년 중 체력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경기였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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