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카다 영입전 뒷이야기, '백기' 든 다저스의 진짜 속내

정재호 기자I 2015.02.24 15:32:48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제2의 알렉스 로드리게스(39·뉴욕 양키스)’가 될 걸로 기대 받는 ‘쿠바 대물‘ 요안 몬카다(19)가 총액 6300만달러(약 700억원)를 과감하게 투자한 보스턴 레드삭스로 간다.

뉴욕 양키스는 못내 아쉽게 됐다. 스포츠전문방송 ‘ESPN’에 따르면 양키스는 몬카다를 영입하기 위해 2500만달러를 베팅했고 최대 2700만달러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 ‘물’먹은 양키스와 ‘괴물’이 된 레드삭스

마음 같아선 더 지르고(?) 싶었으나 브라이언 캐쉬먼(47·양키스) 단장이 핼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를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주에게 그 이상을 써도 좋다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지적된다고 ‘뉴욕 포스트’의 조엘 셔먼은 풀이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스타인브레너의 망설임 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ESPN의 월러스 매튜스는 반박하기도 했다.

미친 오프시즌을 보낸 샌디에고 파드레스가 의외로 끝까지 경쟁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파드레스가 약 2500만달러를 제시했고 밀워키 브루어스는 베팅액이 1200~1500만달러 수준이었던 걸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관심이 있었으나 그렇게 큰돈을 쓸 여유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요안 몬카다가 타석에서 공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결국 지난 몇 달간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몬카다 영입전은 3150만달러(약 350억원)를 써낸 보스턴 레드삭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새 노사협약에 따른 ‘국제선수 계약’ 규정상 사이닝보너스(계약금) 풀(한도) 상한선이 최대 1880만달러로 알려진 레드삭스는 100% 사치세까지 더해 총 6300만달러를 지출하게 됐다.

몬카다와 계약한 레드삭스는 오는 7월15일까지 사치세 전액을 납부해야 되고 신인으로는 터무니없는 수준의 계약금(3150만달러)은 향후 3년간 나눠 지급하면 된다.

‘타격, 파워, 어깨, 수비, 빠른 발’ 등 야구에 관한 모든 재능을 최상급으로 갖췄다는 19살 스위치히터 유격수 몬카다에게 있어 마이너리그 생활은 그다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르면 올해 중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그가 뛰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다.

몬카다는 레드삭스의 ‘유스 무브먼트(젊은선수로 이동)’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레드삭스는 ‘지명타자(DH) 핸리 라미레스(31), 포수 블레이크 스위하트(22), 1루수 파블로 산도발(28), 2루수 더스틴 페드로이어(31), 3루수 샌더 보거츠(22), 유격수 몬카다, 좌익수 마누엘 마르고트(20), 중견수 루스니 카스티요(27), 우익수 무키 베츠(22)’ 등으로 이어지는 황급 라인업을 꿈꾸고 있다.

2021년까지 장기 계약돼 있는 페드로이어까지 정리한다면 베츠가 2루로 들어가고 우익수 자리에 새로운 거포를 앉힐 수도 있다. 한국야구 팬들이 2015시즌 이후 박병호(28·넥센 히어로즈)의 레드삭스 행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배경이다.

핸리 라미레스가 좌익수로 가고 특급 외야 유망주 마르고트가 우익수로 도는 그림이라면 1루수 또는 DH 박병호의 합류가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어서다.

◇ ‘꿩 대신 닭’ 다저스의 ‘득실’ 방정식

몬카다를 강력히 원한다던 류현진(27·LA다저스)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발을 뺀 건 다소 뜻밖이다.

지역신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페드로 모우라는 몬카다 계약합의 발표 직후 파한 자이디(37·다저스) 단장이 몬카다 측에 공식 제안조차 넣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한국시간) 전했다.

당초 몬카다 영입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던 자이디는 자체적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던 건 맞지만 다른 여러 이해득실을 따져볼 때 계약시점이 7월3일 이후가 아니면 힘들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자이디는 “오는 7월3일까지 시장에는 여전히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그런 이유가 가장 컸다”고 말했다. 즉 몬카다 하나를 잡는 것보다 바로 아래급 선수 2~3명을 데려오는 편이 현명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다저스는 몬카다 측이 7월3일까지만 기다려준다면 가장 큰 금액인 최대 3500만달러까지 베팅할 방침이었던 걸로 드러났다고 뉴욕 포스트의 셔먼은 밝혔다.

이 경우 다저스는 새로운 계약 시기가 열리는 7월3일 이후 국제선수 시장에서 양키스-레드삭스와 경쟁 없이 무제한으로 돈을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다저스의 계획은 7월3일이 지난 뒤 매우 공격적으로 국제시장을 공략한다는 데 있다.

일례로 98마일(158km)을 던지는 쿠바산 우완 영건 야디에르 알바레스(19)는 나이 제한에 걸려 7월3일까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너리그 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전한 메이저리그 규칙에 의하면 1995년 9월1일 이후 출생자인 알바레스와 블라디미르 구티에레스는 현재 열려있는 국제선수 계약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따로 등록을 거쳐 다음 기간 즉 오는 7월3일 이후에 계약할 자격을 얻게 된다. 이는 1995년 5월생인 몬카다와 다른 점으로 결국 다저스의 속내는 이미 이들을 향해 있다는 분석이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몬카다 하나를 위해 향후 2년간 쏟아질 다양한 재능의 국제선수를 전원 포기하기에는 다저스 스스로가 설정해놓은 이해득실 방정식에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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